춘천에 열병합발전소가 들어선다. 사업주체인 (주)춘천에너지와 춘천시는 행정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주민들의 의견이 찬성과 반대로 엇갈리고 있어 사업추진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정책에 따라 추진되는 집단에너지사업은 민간기업인 포스코 건설이 컨소시엄한 (주)춘천에너지가 동산면 봉명리 동춘천산업단지 내(9만2000여㎡)에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한 422.4MW급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생산 전력은 한국전력에 판매하고, 발전과정에서 나오는 열은 우두, 소양, 약사, 캠프페이지 4개 지구에 공급할 계획이다.
춘천시는 지난 11일까지 주민의견을 수렴한 결과 반대의견이 접수되지 않아 예정대로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13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마련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가진 바 있다.
춘천시는 동춘천산업단지 내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행정조건이 갖춰진 만큼 도시계획시설 고시와 함께 열에너지지구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춘천도시공사와 (주)대양. (주)종합건축사사무소 산이 컨소시엄한 (주)봉명테크노밸리는 지난 3월 동춘천산업단지 입주업종에 발전소와 펄프종이제조업을 추가하는 내용의 변경신청서를 강원도에 제출했다. 도는 산업단지심의위원회가 배수지도로의 경사도를 완화하거나 추가 배수로를 조성하는 조건부 가결을 한 만큼 관련 조치가 이뤄지는 대로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쯤 승인 고시할 계획이다.
집단에너지사업의 주체인 (주)춘천에너지도 내달 쯤 사무소를 춘천으로 이전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주)춘천에너지는 동춘천산업단지부터 우두, 소양, 약사, 캠프페이지 등 4개 지구로 이어지는 송전선로와 열배관공사를 연내에 착공하는 것으로 시작으로 2016년 말까지 열병합발전소를 완공할 예정이다. 총투자비는 7,000~7,200억 원 규모다.
동춘천산업단지 주변지역 주민들은 찬성과 반대로 의견이 엇갈린 상태다.
주변지역 한 이장은 "이미 조성된 동춘천산업단지 내에 발전소가 들어온다는 데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면서 "행정기관에서 환경과 관련한 규제와 단속을 철저히 할 것을 믿고 가야 한다"며 "반대하려면 동춘천산업단지가 들어서는 것 자체를 막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민들은 발전소가 안 들어오는 것을 원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판교와 포천 등 세 차례 현장견학 후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의견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동춘천산업단지 내 토지를 소유한 한 주민은 "두 차례에 걸친 주민설명회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면서 "행정조건에 맞다고 사업을 밀어부친다면 주민들의 저항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동산면 주민은 물론 사업부지와 연접한 홍천군 북방면 주민들이 환경 위험 등을 고려해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집단에너지사업은 한 차례 홍역을 앓은 바 있다. 지난 2012년 춘천시와 (주)포스코 건설은 석사동 산73번지에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려다 대기오염에 의한 피해 우려와 경관훼손, 하늘다람쥐 서식지 파괴 등을 들어 춘천경실련 등 12개 지역시민단체로 구성된 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와 석사동, 퇴계동 일대 아파트단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