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동 A병원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성형광고. (사진=부산경찰청)

(CNB=최원석 기자) 성형환자를 정형환자인 마냥 진료차트에 허위로 기재해 요양급여비를 가로챈 부산의 한 병원이 적발됐다.

부산지방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를 정형외과 환자로 진료차트에 허위로 작성하고, 약사가 아닌 간호조무사에게 처방약 조제를 지시하는 등 3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6100만원 상당의 요양급여비를 가로챈 부산 수영동 소재 A병원 이사장 서모(50)씨와 의사 하모(62)씨, 간호사 등 직원 5명, 허위 입원환자 9명 등 총 16명을 검거해 불구속 입건시켰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병원 이사장인 피의자 서씨는 시세보다 싼 가격으로 쌍커플 수술을 시행한다고 홍보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평균 2∼5만원을 지급받는 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수술비를 현금으로 받는 대신 정형외과 병명으로 허위 입원시켜 사보험금(총 3천만원 상당)을 받게 해주고, 병원 측은 입원치료비 등 명목으로 요양급여비를 건보공단에 청구해 지급받는 등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병원 의사인 피의자 하씨는 서씨의 지시로 보톡스 시술만 받은 환자를 진료도 하지 않고 정형외과 병명으로 총 6명의 진료차트를 허위로 작성해 입원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측은 특히 허위 입원환자 중 김모(63)씨의 허위 입원사실이 발각될 경우를 대비, 열흘 뒤 김씨를 다시 병원으로 불러 형식적인 엑스레이 촬영을 했던 사실도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A병원의 요양급여비 편취 개요도. (사진=부산경찰청)

경찰 관계자는 “기존 수사기관에 적발된 병·의원의 경우 대부분 브로커 등을 통해 환자 유치 후, 요양급여비 과다청구의 방법으로 편취한 것인데 반해, 본 건의 경우 이사장이 사전 상담을 통해 입원일당을 지급받는 민간보험에 가입돼 있는 환자를 선별한 뒤, 비급여 항목에 해당하는 성형수술비를 현금으로 받는 대신 환자는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입원처리를 해주면서 입막음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사는 진료도 하지 않은 환자를 입원 처방해 진료차트를 허위 작성했고, 간호사들 역시 입원하지도 않은 환자가 정상 치료를 받은 것처럼 간호일지를 허위 작성해 서류상 하자가 없도록 했다. 특히 이사장 등은 허위입원한 환자들을 2주 이상 입원처리하지 않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감사를 피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