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장인 최우석(32)씨는 오늘도 한정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고는 설레는 마음으로 인근 디저트 카페를 찾았다. 좋아하는 눈꽃빙수에 치즈를 얹은 치즈빙수를 먹기 위해서다. 최씨는 “밥은 5천원짜리를 먹고 후식은 7천원짜리를 먹는다고 주위에서 놀리기도 하지만 이제는 디저트가 단순한 입가심이 아닌 하나의 기호식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양한 디저트 카페들이 나와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다”고 웃었다.
#2. 주부 김현숙(42)씨는 오랜만에 고교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로 향했다가 깜짝 놀랐다. 팥빙수 가게라고 생각한 곳에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참을 기다린 후 자리를 잡은 김씨는 끊임없이 밀려드는 다양한 계층의 고객을 보고난 후에야 이곳이 유명한 디저트 카페라는 것을 깨달았다. 김씨는 “이제는 빙수가 단순히 얼음을 잘게 깨어 만드는 불량식품에서 벗어나 다양한 요리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다양한 디저트 음식을 담을 수 있는 디저트 문화가 생겨나고 있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디저트는 프랑스어로 ‘식사를 끝마치다’ ‘식탁 위를 치우다’란 의미로 케이크나 아이스크림, 과일 등의 후식을 말한다. 예전에는 디저트가 식사 뒤에 나오는 단순한 입가심용이었지만, 이제는 하나의 음식트렌드가 됐다.
맛과 멋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은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맛있는 디저트에는 망설이지 않고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디저트 시장이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디저트 전쟁 불붙인 빙수
그중에서도 빙수 프랜차이즈는 요즘 가장 핫한 아이템이다. 부산에서 시작된 한국식 디저트 카페 ‘설빙’은 부산 남포동에 첫 매장을 낸 뒤 현재 300개까지 매장을 늘렸다. 업계에서는 설빙이 체인점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경우 멀지 않아 매장 수를 1천개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구의 ‘백설공주’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업체다. 백설공주 카페는 각국의 맛있는 디저트를 한 곳에 모아놓은 카페다.
백설공주에서는 세계 디저트, 빙수, 생과일주스, 몬스터 아이스크림, 커피 메뉴 등을 판매한다. 최근 맛집을 소개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몬스터 팝콘 아이스크림, 100% 생과일주스, 도쿄 밀크롤, 초콜릿 퐁듀 딸기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SNS상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대구 동성로 1호점을 시작으로 가맹점 모집 4개월 만에 현재 영업 중인 20여개 가맹점을 포함해 전국에서 100여개 가맹점을 계약했다. 설빙과 백설공주 이외에도 ‘빙수마을’, ‘파시야’, ‘빙빙빙’, ‘옥루몽’, ‘달수다’ 등도 점포망을 꾸준히 확대해 가고 있다.
토종 디저트인 팥빙수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은 망고빙수다. 망고빙수는 한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인 한국에서 맛볼 수 없는 맛이라고 극찬해 유명해진 대만의 대표적인 디저트다.
다양한 디저트 음식 창업시장 도전
뿐만 아니라 지중해식 브런치 카페의 테마도 예비창업자들 사이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중해식 웰빙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까사밍고’는 전문 바리스타의 에스프레소와 쉐프의 레시피로 만든 다양하고 특색 있는 디저트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케이크나 쿠키뿐 만 아니라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줄 ‘리얼 실크빙수 5종’도 출시됐다.
로얄밀크빙수, 팥빙수, 청포도 망고 빙수, 딸기 레몬 빙수, 멜론 빙수로 실크처럼 부드럽게 갈린 우유얼음으로 만들어 더욱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기존 커피프랜차이즈도 커피보다는 빙수로 창업희망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커피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베이커리, 빙수 등 디저트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커피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디저트를 함께 구입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또 디저트만을 위해 찾는 소비자도 급증하고 있다.
인기가 많은 디저트로 ‘카페베네’의 빙수 ‘초코악마빙수’를 꼽을 수 있다. 초코악마빙수는 출시 보름 만에 10만개 판매를 돌파하며, 인기가 치솟고 있다. 자체 개발한 진한 초코베이스 위에 초콜릿 쿠키와 브라우니를 올려 진하고 부드러운 초콜릿 맛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벌꿀 아이스크림 업체인 ‘비허니’도 있다. 벌꿀 아이스크림은 하얀 우윳빛 아이스크림 아래 바삭거리는 시리얼, 황금빛 벌꿀로 덮여 있다.
비허니는 다른 아이스크림 매장과는 다르게 독특한 토핑메뉴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는 초콜릿, 벌꿀은 물론이고 차별화된 토핑인 마시멜로, 망고, 피스타치오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셰이크 위에 아이스크림과 토핑을 올린 일석이조 메뉴인 ‘아이쉐이크’도 비허니만이 가진 메뉴 중 하나다. 프리미엄 유기농 우유를 사용할 뿐 아니라 국내산으로 독점계약된 벌꿀을 올리고 있어, 건강까지도 함께 챙길 수 있다. 특히 귀여운 꿀벌 이미지의 인테리어는 여성 고객의 눈까지 즐겁게 한다.
비허니 관계자는 “건강을 생각하는 유기농 재료와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만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과 건강을 모두 충족시켜 주기 때문에 사랑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전했다.
차별화된 콘셉트 브랜드 확인을
하지만 이같은 디저트카페의 인기는 지나치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 일시에 몰리는 창업자들의 지나친 쏠림현상으로 인해 시장이 혼탁해지거나 심지어 거품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창업시장에서는 단기간에 성장한 업종이나 브랜드가 급추락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벌집 아이스크림’ 붐을 일으켰다가 성장세가 꺾인 일부 업체가 사례가 될 수 있다.
한 창업전문가는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를 면밀히 확인해 장기적인 전략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면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소비자가 단조로움과 싫증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두레비즈니스 점포닥터 박균우 대표는 실질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최성수기인 여름 매출이 가을이나 겨울로 연결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통상 업계에서 조차 여름과 겨울 매출은 30%이상 감소한다고 하는 것을 보면 가을·겨울로 갈수록 매출 구조는 악화될 것”이라면서“빙수와 같은 트렌드형 아이템의 경우, 창업자의 운영기간이 아무리 길다 하더라도 3년 이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