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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새로 짠다는 생각으로 사업해야 한다”

김선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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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희정기자 |  2014.09.05 15:34:51

지난 4월 문을 연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구지역의 전략산업 육성,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창업자와 투자자 등이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정부는 올해 창조경제의 성과를 가시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구와 대전에 개소한 센터는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확산과 실현의 거점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인프라다.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구축될 예정이다.

▲김선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사진/김희정 기자)

소상공인·전통시장, 차별화된 아이디어 중요

지난 6월 초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으로 선임된 김선일(58) 센터장은 지역 발전을 위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히며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대기업, 대형 유통과 상생이라고 포장된 어색한 동거보다는 전향적이고 긍지를 가질 수 있는 대등한 역할 분담이 필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소상공인, 전통시장 관계자들이 앞장서서 아이디어를 내어 주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여러분들에게 작은 힘을 보태겠습니다.”

김 센터장은 “소상공인, 전통시장도 지금과는 다른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한다”며 “약자, 혹은 보호 받아야할 처지라는 소극적 자세를 버리고 새로운 산업구조에서 당당하게 일정 위상을 차지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또는 대규모 신 유통 업체들과 동일한 사업방식, 동일한 고객을 대상으로 대립하기 보다는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새로운 가치 창출을 기반으로 전혀 다른 서비스와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한다면 오히려 상호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기업, 신 유통을 모두 없애도 소상공인, 전통시장의 시대가 오는 것은 절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며 “스스로의 아이디어로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지가 매우 중요하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도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이 이런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사업관과 가치관, 관행 모든 것을 부정하거나 새로 판을 짠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뒤집어 보는 시도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면서 “단기적 성과로 짧게 보고, 지역 위주로 좁게 보던 관행에서 벗어나 보다 길고, 넓게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상을 바꾸는 신사업, ‘왜?’에서 출발

아울러 “일상생활 속에 ‘왜?’ 라는 의문을 항상 달고 다니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고 그런 아이디어가 모여서 세상을 바꾸는 신사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 또한 “변하지 않는 것은 서서히 사라져간다는 것과 동일하게 생각한다”며 “항상, 그리고 매사에 ‘왜?’ 라는 의문을 가지고 시작한다”고 말했다.

창조와 혁신에 대한 김 센터장의 확고한 신념도 들을 수 있었다. “창조는 기존의 틀을 부수고 생길 수도 있기에 창조적 파괴라는 말이 어색하게 들리지 않으실 겁니다. 선제적 변화가 창조일 수도 있듯이 창조와 혁신은 늘 함께 가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구의 성장잠재력 높게 평가

그는 대구의 성장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을 보고 아무런 연고가 없는 대구로 왔다. 대구의 발전가능성을 높이 산 이유에 대해 “대구는 산업 구조 개편 트렌드에 따른 지역 산업구조의 다변화,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이미 상당 부문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더 나아가 정부의 첨단 신산업 육성정책에 부합하는 지역 특화산업을 유치, 육성해 오고 있어 기존 산업과 미래 첨단 및 융복합 산업의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전국 어느 지역 보다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통상 대구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인식이 있다. ‘이런 대구에 판을 새로 짜는 작업이나 창조, 혁신 등이 가능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 섞인 질문에도 긍정적인 답을 내놓았다.

“보수적 지역정서 측면에서는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 시킬 방안이 중요합니다. 보수적 정서는 변화하지 않은 결과를 이르는 것이고, 변화가 없는 이유는 근본적인 이유는 충분한 이해와 공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는 “대구는 그동안 새로운 것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은 것이지 공감만 이끌어낸다면 오히려 변화의 추진력은 훨씬 커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창조경제혁신에 대한 공감 유도 집중

이를 위해 그는 센터 출발 원년인 올해 지역 내의 충분한 공감유도를 통해 창조경제혁신의 추진력을 확보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또 센터가 세계인의 창업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세계 어느 곳보다 쉽게 창업하고 성공할 수 있는 대구를 만들어 세계의 인재들이 제 발로 대구를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부임 당시 국가 경제 및 대구 경제의 활로 개척을 위한 창조경제혁신이라는 큰 과제를 수행할 센터의 수장이라는 막중한 책임감과 잘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3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보냈지요.”

그는 “다행히 지역의 유관 기관, 대학, 기업 협의회, 지자체 모두가 센터의 행보에 기대와 협조를 마다하지 않고 지원해주는 덕분에 아직 가시적 성과가 보이지는 않지만, 준비 작업을 꼼꼼하게 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 센터장은 또 “작은 일이라도 지역 경제 주체들에게 상호 혜택과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창조경제혁신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사례들을 개발하는 한편, 보다 쉽고, 보다 폭 넓게 센터의 활동을 알리고 동참을 유도할 계획”이라며 “대구를 지리적·시간적 경계가 없는 글로벌 무한 성장 도시로 변화시킬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어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1982년 KAIST 시스템공학센터(ETRI)연구원으로 출발해 10여 년 간 삼성전자 이사로 재직하면서 잭 웰치, 빌 게이츠 등 유명인사와 직접 만나 업체 간 협력을 추진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HP, Compaq, NEC, Hitachi, 삼성전자 등 세계 IT산업을 선도하는 16개 회사들이 공동 투자한 기업 간 전자 상거래 및 인터넷 자원공유 솔루션 벤처기업(자본금 1억 달러)의 설립을 주도했고 해외사업을 총괄했다.

대구의 발전을 위해 기존의 판을 바꾸고 싶다는 김 센터장의 계획, 그 바탕에는 풍부한 산·학·연·관 네트워크와 다양한 실무경험이 있다. 그의 거침없는 자신감에서 창조경제 선도도시 대구와 전 세계 젊은이들이 살고 싶고, 일하고 싶은 대구가 머지않았음을 느낄 수 있다. (대구=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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