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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으로 간을 맞추고 정성으로 밥을 짓는 ‘소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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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희정기자 |  2014.09.05 15:35:06

▲보쌈&불고기세트 전문점 소풍가 입구.(사진/김희정 기자)

“즐거운 고객들의 웃음이 가정까지 이어져 집집마다 웃음이 가득한 ‘소풍가(笑豊家)’가 되길 바랍니다.”

지난 2월 문을 연 보쌈&불고기세트 전문점 ‘소풍가(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김수진(64) 대표의 운영철학이다. 가게 이름 자체가 ‘웃음이 가득한 집’이라는 의미이다.

김 대표는 제조 및 유통 사업을 하던 25년 전 부도를 맞아 외식사업에 뛰어들었다. 소풍가의 길 건너편에는 꾸준히 사랑받아온 한정식 전문점 ‘용지봉’ 또한 성업 중이다.

김 대표는 “용지봉을 운영하면서 좀 더 많은 고객들이 부담 없이 음식을 즐기며 웃을 수 있는 공간을 구상하다 음식과 문화가 함께하는 외식 공간 소풍가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소풍가 2층에 조성된 다락방 문화공간.(사진/소풍가 제공)

◆잘 먹고 잘 쉴 수 있는 외식 공간 조성

인테리어에도 정성을 들였다. 25년 된 양옥집을 자연주의를 콘셉트로 리모델링했다. 느티나무 아래의 쉼터, 1층은 식사공간, 2층은 다락방 문화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가 살아온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기에 나무 소재를 많이 활용했고, 고향의 느낌을 더하고 싶었습니다. 25년 된 기와, 벽돌, 목재를 최대한 재활용했고 느티나무와 모과나무는 아내와 제가 직접 골라 옮겨 놓은 것입니다.”

또 소풍가의 주방은 완전한 오픈주방으로 밖에서도 내부를 훤하게 지켜볼 수 있다. 청결유지와 위생관리를 위한 조치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배려도 눈에 띈다. 화장실에는 높이가 낮은 어린이용 세면대를 따로 준비했고, 일반 외식업체의 놀이방과는 달리 소풍가는 방안에 아이들을 위한 책장과 책을 구비했다.

김 대표는 “어른들보다 먼저 식사를 마친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보호자와 같은 공간에 함께 있어 더욱 안전하다”고 말했다.

2층에 조성된 다락방 문화공간이 독특하다. 간단한 실내악과 시낭송, 전시회도 가능하며, 소규모의 출판기념회도 가능한 공간이다. 현재 리모델링 공사 중이고, 향후 대여 취지에 따라 고객과 주민들을 위해 무료로 개방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제 외식업도 차별화만이 살길이다. 소풍가는 음식의 차별화, 서비스의 차별화를 넘어 공간의 차별화를 꾀한 것”이라며 “음식에 문화를 더한 것은 고객만족을 위한 감성경영의 한 부분이다. 다른 음식점에선 누릴 수 없는 것들을 제공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소풍가의 대표 메뉴인 보쌈세트.(사진/소풍가 제공)

◆요리명인들이 만들어내는 보쌈의 맛

음식점이 갖춰야할 기본은 ‘맛’이다. 김 대표는 “밥 짓는 사람이 웃어야 밥 먹는 사람도 웃을 수 있다”며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이 ‘정성’이다. 밥 짓는 사람이 신바람이 나면 손맛이 달라진다. 마음의 독이 아닌 사랑을 넣어야 고객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정성을 다해 내놓는 소풍가의 대표 메뉴인 보쌈세트는 45,000원(3~4인기준)이다. 일반적인 보쌈전문점과 다르게 고급 한정식 전문점처럼 전채요리부터, 매인요리, 디저트 등 풀코스로 상이 차려진다. 무엇보다 건강을 중시한 찬이 돋보인다.

도토리묵사발과 메밀해물전이 대표적인 예로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외에도 소풍가의 모든 재료는 안동과 의성에서 직거래를 통해 들여오고 있다. 김 대표는 “유통과정을 줄여 고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재료로 만든 맛있는 음식을 선보일 수 있고, 생산자와 외식업자, 도·농간의 상생이라는 다양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트 메뉴 중 식후 칼국수와 죽이 별미인데 대구에서 이런 구성의 보쌈세트는 소풍가가 유일하다. 칼국수와 죽의 경우 ‘나는 요리사’ 콘셉트를 적용했다.

김 대표는 “집에서처럼 요리를 직접 해서 가족이나 동료들에게 한 그릇 씩 나눠주며 숨겨왔던 요리 실력을 뽐낼 수 있다”며 “칼국수와 죽을 맛있게 즐기기 위한 요리법은 각 테이블에 비치된 설명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메인요리인 보쌈수육의 경우 국내산 돼지고기의 이겹과 삼겹 중 갈비가 붙어있는 부위를 사용하는데 비계를 제거하고 하루 동안 핏기를 뺀다. 양파, 마늘, 통후추와 더불어 총 13가지의 독특한 비법재료를 넣어서 육수가 끓으면 고기를 넣고 매일아침 약 1시간 40분 동안 삶는다. 적당한 기름기와 살코기가 어우러진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

보쌈김치의 경우 양념은 하루 정도 숙성 시키고 배추는 매일 아침 직접 버무린다. 수육과 가오리무침을 함께 먹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가오리무침은 생가오리를 물에 담가 핏기를 제거하고 식초물에 담가 삭힌다.

그 다음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절인 무와 함께 소풍가 만의 비법 양념을 넣고 매일 아침 직접 버무리는데 일반적으로 회 냉면을 먹을 때 나오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소풍가의 모든 음식은 한식요리전문가이자 김 대표의 부인인 변미자씨를 비롯한 조리학과 교수, 조리기능 명인들이 담당한다.

또 모든 세트메뉴 식사 후에는 전문 바리스타와 김 대표가 직접 뽑은 커피를 제공한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중 선택이 가능하며 주스나 허브차를 마실 수도 있다. 원두커피를 내리고 남은 찌꺼기는 방향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제공한다.

▲김수진 대표와 부인 변미자씨.(사진/소풍가 제공)

◆나눔, 정직, 변화를 통한 고객행복 실현

김 대표는 지속적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998년 용지봉 개업 당시 축화화환 대신 받은 쌀 1,000kg와 소풍가 개업 때 받은 쌀 700kg을 지역 복지관에 기부했다.

또 6여년 간 틈틈이 지역 홀몸노인들을 위한 도시락 배달을 하고 있으며, 10여년 간 매년 추석과 설날 조손가정, 홀몸노인 등을 음식점으로 초대해 위문잔치를 열고 있다.

지역의 조리전문 고등학교와 조리과가 있는 대학 등과 산학협력을 체결하고 소풍가를 하나의 살아있는 배움의 장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소풍가의 모든 직원들을 요리 혹은 음식에 관련된 전공자 혹은 이력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했다. 직원들이 소풍가에서 조리, 서비스 등 경영 전반에 대한 것을 세세하게 배우고 매니저, 팀장 등 각 자리의 역할을 익혀 이후 음식점을 경영할 때 시행착오와 실패율을 줄여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음식을 만들고, 외식업을 하는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정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진정성을 갖고 정직하게 매사에 임하다 보면 때로는 손해 보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정식함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다”며 “과거에는 돈을 벌겠다는 욕심으로 무리수를 둬 몇 번의 실패를 맛봤다. 돈을 쫓아 뛰면 돈은 도망간다. 정직하게 열심히 일하다 보면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변하지 않는 소풍가, 끊임없이 변하는 소풍가’를 만들겠다고 했다. 맛과 친절서비스, 청결 등 근본은 변하지 않되 고객들을 위한 연구와 개발에는 지속적으로 힘쓰겠다는 의미이다. 고객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기 위한 김 대표와 소풍가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문의 053-767-0088 (대구=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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