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이 만나는 신비의 나라 터키를 9월 경북 경주시에서 만날 수 있다.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란 주제로 다음 달 12~22일까지 열리는 ‘이스탄불 in 경주 2014’는 이스탄불시가 300여명의 문화예술인을 대동하고, 120여 억 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을 들여 해외에서 개최하는 첫 행사다.
28일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터키 측 실무단장 살리 에필올루 이스탄불시 연극국장은 “터키와 한국의 오랜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하기 위해 ‘이스탄불 in 경주’를 개최하게 됐다”며 “이스탄불시가 해외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대형 축제인 만큼 터키와 이스탄불에 대한 특별한 추억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주 행사장은 경주 한복판에 있는 황성공원 일대. 행사장에 들어서면 입구부터 펼쳐지는 시설물들은 터키 이스탄불의 축소판이 될 전망이다. 살리 국장은 “마치 아시아와 유럽의 교차로 이스탄불 현지를 여행하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12일 개막식이 열리는 무대부터 특별하다. 개막식에 터키 측은 특별히 공을 많이 들인다. 메인 무대는 15C~19C 오스만제국 황제의 왕궁 ‘톱카프 궁전’의 우뚝 솟은 정문을 모티브로 지어진다.
또 터키 최대 전통시장을 재현한 ‘그랜드 바자르’는 터키 음식을 맛볼 수 있고, 섬세하면서 화려한 전통 수공예품 등 특산품에 눈길을 끌 예정이다.
터키 팽이놀이 등 재미난 체험은 덤. 관람객들이 쉬면서 터키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와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된다.
‘이스탄불 in 경주 2014’의 프로그램은 9개 분야의 20여개. 공연, 전시, 영화, 심포지엄 등 프로그램 수 못지않게 수준도 높다. 공연 관람료는 모두 무료.
프로그램 구성은 터키가 주관하는공연·전시·영화, 이스탄불시와 경북도, 경주시가 함께 마련하는 공동행사, 한국 주관행사로 이뤄진다.
◆ 터키 주관 행사…세계적 수준의 공연 기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군악대인 터키 ‘메흐테르 군악대’와 장르와 민족을 초월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는 ‘켄트 오케스트라’, 터키 민속음악과 보컬합주, 터키인의 삶을 전통악기로 표현한 터키 전통관악 연주, 터키 민속무용 등은 시간대 별로 상설 공연된다.
이스탄불시립연극단이 올해 창단 100주년을 맞아 준비한 연극 ‘오윤(OYUN)’과 세계적인 클라리넷 연주자 ‘세르칸 차으르’의 공연은 한국 관객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동서양의 접점 이스탄불의 역사, 문화, 예술, 음식, 관광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스탄불 홍보관’은 ‘이스탄불 in 경주’의 핵심 전시로 기대를 모은다.
이스탄불 시가지를 배경으로 꾸며진 계단을 통과하면 모두 7개의 테마존으로 구성된 전시관 내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홍보관에서는 역사와 문화·예술 등과 함께 여행과 먹거리·쇼핑 등을 생동감 있게 체험 할 수 있다.
이중 헬기를 타고 하늘과 땅, 바다 위를 날아다니며 이스탄불 명소를 볼 수 있는 3D 영상관은 이스탄불에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로 생생한 감동을 전한다. 또 한국과의 관계에 대한 테마존을 구성해 실크로드와 지난해 경북도가 개최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의미와 성과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터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사진작가들의 앵글을 통해 이스탄불의 어제와 오늘을 볼 수 있는 ‘이스탄불 사진전’, 한국 전통 자수로 표현한 ‘실크 이스탄불전’도 열린다.
또 이스탄불시는 자매도시인 부산 UN기념공원에서 ‘한국전쟁 참전 터키용사 추모식’(9.13)과 문화기술협정도시인 서울 국립중앙박물관(9.14, 용극장)에서 순회공연을 연다.
◆ 한-터 공동행사…웅장한 개막식 등 장관 연출
12일 저녁 7시 30분부터 황성공원 메인무대에서 개최되는 개막식은 한-터 양국과 국내외 내빈 등 1500여명이 참석해 성대히 열린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군악대인 터키 메흐테르 군악대와 터키인의 탄생과 성장, 결혼 등 터키 풍습을 담은 ‘아나톨리아 의식’을 비롯해 이번 ‘이스탄불 in 경주’ 핵심 공연들을 갈라쇼 형태로 선보인다.
양국이 손을 잡고 벌이는 특별행사로 퍼레이드, 한·터 문학심포지엄이 크게 주목 받고 있다.
메흐테르 군악대는 9월 16일과 17일 양일간 한국의 취타대와 경주 시가지를 누비며 퍼레이드를 벌인다. 16~17세기 유럽, 서아시아, 북아프리카를 제패한 오스만 군대의 원동력 중 하나로 손꼽히는 웅장한 ‘메흐테르’ 행진은 경주시민과 관광객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터키어로 ‘지붕이 있는 시장’이라는 의미를 지닌 ‘카파르 차르쉬’를 재현한 ‘그랜드 바자르’는 이스탄불 전통 가옥을 본 딴 모양.
터키 전통 음식 케밥, 전통차, 시미트 빵, 젤리 등을 시음할 수 있으며, 세공품, 피혁류, 카펫, 형형색색의 도자기와 기념품 등 다양한 공예품과 특산품이 방문객을 기다린다.
터키의 그랜드 바자르가 있다면 한국은 경북도내 시군 특산품 홍보 부스를 마련한다. 도내 시군들은 터키의 그랜드 바자르 옆으로 지역 특산품과 먹거리 등을 홍보하는 전시 부스를 차리고, 다채로운 체험이벤트로 방문객들을 모은다.
한국과 터키의 신화와 설화, 이야기 등을 주제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제2회 한·터 문학심포지엄’도 관심사다. 지난 이스탄불-경주엑스포에 이은 두 번째 학술행사로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현대호텔에서 열린다. 양국 유명 작가와 교수들이 참여해 ‘터키와 한국문학의 뿌리’라는 주제를 다룬다.
◆ 한국 측 행사…거장들의 굵직한 명품행사
‘이스탄불 in 경주 2014’는 한국의 문화와 터키 문화를 한자리에서 비교 할 수 있다는 것도 묘미. 터키 측 공연 못지않게 우리 가락과 한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을만큼이나 풍성하다.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해 선보이는 ‘K-페스티벌’도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김덕수 사물놀이, 이영희 한복 패션쇼 등 우리나라 예술계 거장이 참여하는 굵직한 명품행사는 인기를 한 몸에 받을 전망이다.
한국 측이 마련한 행사 중 백미는 ‘실크로드 소리길’ 음악회. 한국, 터키, 중국,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실크로드 5개국을 대표하는 민속악기 연주자들이 협연을 펼친다.
국악 관현악의 거장 박범훈씨가 지휘와 예술감독을, 표재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예술총감독이 연출을 맡아 경주와 이스탄불로 이어지는 실크로드를 소리로 연결한다. 이 음악회는 경기도 성남아트센터(9.14), 경주예술의전당(9.16)에서 열린다.
경북 도내 23개 시·군들이 참여하는 우수한 공연과 프로그램도 행사를 더욱 알차게 만든다. ‘시군 문화교류의 날’을 정해 안동 하회별신굿, 경산 전통상여 시연, 청도 타악 퍼포먼스, 구미 모듬북, 김천 광대놀이 등을 선보인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 외국공연단의 공연도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삼바, 플라멩코, 벨리댄스, 마술, 서커스 등 다양한 공연을 시간대 별로 즐길 수 있다.
이밖에 터키 바이어 초청 대구경북 섬유수출상담회, 치매극복의 날 기념 가족 걷기대회, 대구경북식품박람회, 경북일자리한마당, 범시민자전거타기축제 등 다양한 연계 행사도 열려 보다 많은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행사를 후원하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이동우 사무총장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공연과 전시를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모든 행사가 무료인데다가 진귀하고 교육적으로 뛰어나 경주시민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북=김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