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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한항공에 ‘사업설명’ 주문…호텔건립 탄력받나?

대한항공 “호텔만 강조돼…실은 복합문화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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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신상호기자 |  2014.08.25 16:24:02

▲송현동호텔건립반대시민모임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대한항공의 송현동 호텔 건립을 허용하는 안을 들고 나왔다”며 “훈령제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경실련)

호텔사업자에게 사업 설명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의 교육부 훈령이 제정되면서, 대한항공 호텔 건립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교육부는 합리적 규제 개선이라고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대한항공 호텔 건립을 위한 특혜라고 맞서고 있다. (CNB=신상호 기자)
시민단체 “대한항공 특혜법…밀어주기 수순”
교육부 “지나친 상상, 단순 설명기회 줬을뿐”
대한항공 “지켜보고 있다” 신중모드
논란은 교육부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결정 과정에 호텔사업자를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신설하면서 시작됐다. 
교육부가 25일까지 행정예고한 ‘관광호텔업에 관한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심의규정’에 따르면, 100실 이상의 객실을 갖춘 호텔사업자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에 사업 추진 계획에 대한 설명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했다.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는 학교 주변 유해시설을 판단하는 곳이다. 위원회는 학교 주변 숙박업소나 주점 등 학습권을 침해하는 시설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금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위원회의 결정은 관계기관의 추가 검토 없이 효력이 발생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25일 CNB와 통화에서 “호텔 규모에 따라 유해성 여부를 심층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유해 시설이 없는 호텔의 경우 추가적인 검토를 해보자는 의미에서 마련한 안”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이 제정안을 ‘대한항공특혜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실련 등 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송현동호텔건립반대시민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대한항공의 송현동 호텔 건립을 허용하는 안을 들고 나왔다”며 “훈령제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시민 510명의 반대의견서를 모아 교육부에 제출했고,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공개질의도 할 계획이다. 
경실련 최승섭 부장은 이날 CNB에 “지난달 교육부 장관 면담 요청도 했지만, 국정감사 등의 이유로 거부당했다”며 “앞으로 학습권을 침해하는 호텔 건립 추진 중단을 위한 시민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0년 서울 송현동에 지하 4층·지상 4층, 연면적 13만7400㎡(156객실) 규모의 호텔 건립을 추진했다 (사진=연합뉴스)

교육부의 훈령 제정 하나를 놓고 논란이 된 배경은 이렇다. 
대한항공의 모 그룹인 한진그룹은 지난 2010년 서울 송현동에 호텔 건립을 추진했다. 지하 4층·지상 4층, 연면적 13만7400㎡(156객실) 규모의 7성급 관광호텔을 짓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건립 예정지는 주변 200m이내에 풍문여고와 덕성여중, 덕성여고 등 3개의 학교가 있어, 호텔을 지을 수 없는 ‘정화구역’으로 지정된 곳이었다. 
대한항공은 서울 중부교육청에 금지시설 해제 승인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그 뒤 대한항공은 2010년 10월 중부교육청을 상대로 ‘금지시설 해제 승인을 거부한 행정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냈다. 하지만 행정법원과 고등법원, 대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교육부 훈령이 시행되면, 대한항공의 호텔 건립이 본격 추진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실련 최승섭 부장은 이날 “이번 교육부의 훈령이 시행되면 대한항공이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에 참석해 호텔 사업의 승인을 얻을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부장은 또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관광진흥법도 학교 주변 50m이내 절대정화구역에는 호텔 등 시설을 건립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번 훈령과 맞물려 대한항공 호텔 건립이 가능하게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송현동 호텔 건립 문제는 이미 대법원의 판단이 나온 상황”이라며 “사업자들 중에서도 설명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민원이 많았고 그런 배경에서 훈령을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논란 속에 대한항공은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날 CNB와 통화에서 “관련 법 추진이 대한항공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호텔 사업 계획은 호텔 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 시설이 들어서는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원래 취지”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예전이나 지금이나 호텔 건립과 관련해 진척 사안이 없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며 호텔 건립 계획이 완전히 중단되지는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CNB=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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