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현 여수시장이 근무평정 자격이 없는 퇴직 공무원들이 평정 기준을 어기면서까지 부서 직원들의 근무성적 평정서를 부당하게 작성하는 등 근무평정과 관련한 관행과 구태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주철현 시장은 최근 열린 여수시정례조회에서 “지난 6월 진행된 근무평정이 법령에 위배돼 이를 토대로 한 인사 작업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각 부서별 근무성적 평정을 다시 할 것을 지시했다.
‘지방공무원 평정규칙 제3조’에 따르면 인사 평가와 관련한 정기평정은 연 2회 실시되고 있다.
또, ‘지방공무원 평정규칙 제8조 2항’에 따라 지난 1월1일부터 지난 6월30일까지 근무실적을 토대로 7월1일부터 ‘권한 있는 공무원’이 평정을 수행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30일 퇴직하거나 7월1일자로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국․과장들이 공직자들에 대한 근무평정을 하고 이를 토대로 평정순위를 매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퇴직공무원들은 평정기간이 6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인 지난 6월20일경 근무성적평정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돼 평정기준 위반에 따른 위법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주 시장은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이나, ‘권한 없는 공무원’이 ‘근무평정서’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평정 순위를 매긴 것으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평정 기간을 명백하게 어긴 것이며, 법령위반을 정당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 시장의 이 같은 ‘용단’의 밑바탕에는 법령과 원칙은 지켜져야 하며, 불법을 알면서 이를 묵과하고 따라가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는 ‘확고한 소신’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주 시장은 “불법은 불법이며, 시간이 지난다고 합법화되지는 않는다.”면서 “시장이나 상급자에게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공무원들에게 법령에 따른 법치행정과 소신행정의 전문성 제고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주 시장은 인사에 관한 사심이나 주문사항도 없으며, 앞으로도 근무평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주 시장의 이 같은 원칙론에 대해 일각에서는 ‘제 식구 챙기기 차원’으로 폄훼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공무원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법치행정을 실천해야 할 공직자들이 위법행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왔던 구태의 굴레에서 벗어나 실력과 노력에 따라 인정받을 수 있는 공직풍토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환영의 뜻을 보내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주철현 시장이 취임 후 원칙과 소신에 따라 투명하고 열린 시정을 운영함으로써 행정 신뢰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철현 여수시장은 시민 참여형 소통행정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시민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시정 주요정책의 입안단계서부터 시민 의견을 수렴해 시정에 적극 반영하기 위한 조치로 일반시민과 지역·사회단체·유관기관 등 각계각층 인사 100여명을 위촉해 1년의 임기를 보장하고 있다.
또, 시장 직통 SNS인 ‘여수신문고’를 설치했으며, 앞으로 시민평가제를 도입하고 시민감사관제에 내실화를 기하는 등 ‘소통행정’을 전개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