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순천‧곡성 지역구 후보가 7.30 재보궐선거에서 한국정치의 고질병인 지역주의를 타파하며 1987년 개헌 이후 광주‧전남에서 처음으로 보수정당의 깃발을 꽂았다.
이정현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49.4%의 득표율로 2위인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40.3%)를 9.1%차로 따돌리고 새정치민주연합 텃밭에서 당선되며 한국정치의 새 지평을 열었다.
전라남도 곡성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 당선인은 1992년 김영삼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에 참여하며 정계에 첫발을 디딘 이후 당의 전략과 공보 분야에 몸담은 후 세 차례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지역주의 벽에 부딪혀 번번이 실패하고 2008년엔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연이어 맡아 정권 실세로 불리기도 한 이 당선인은 이번 선거전에서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 19대 국회의원 남은 임기인 1년 8개월 간 쓰고 버려도 좋으니 한 번만 선택해 달라. 당선되면 누구보다 예산을 잘 따올 수 있다”며 호소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전남에서 보수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지난 1985년 마지막 중선거구제로 치러진 제12대 총선 이후 29년 만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인 순천·곡성 보궐선거에서 '선거 혁명'을 이루며 승리한 이정현 당선인은 30일 당선 인사를 통해 "선거 기간 내내 '순천 보은' '곡성 보은'이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다닌 것처럼 앞으로 주민들을 하늘처럼 받들고 은혜를 갚겠다"고 밝혔다.
또 이 당선인은 "이번 선거 결과는 저 이정현의 승리가 아니라 순천시민과 곡성군민의 승리다. 이번에 저에게 표를 주신 분들은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일단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를 잘 알고 있다"고 밝히는 한편 “이번에 표를 주지 않은 분들의 뜻을 제가 왜 모르겠느냐. 이제 지역발전을 위해 순천시민, 곡성군민 모두가 하나가 돼야 한다. 승자가 어디 있고 패자가 어디 있겠느냐. 자랑스러운 고향 발전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이 당선인은 "이번에 순천·곡성 주민들이 어느 지역도, 어느 유권자도 하지 못했던 위대한 일을 해냈다. 이제 우리가 순천과 곡성을 바꿔 새로운 동부권 시대의 개막을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 당선인은 "저는 이제 직책은 국회의원이지만 여러분의 머슴이자 노예다"며 "주민 여러분은 이러한 저를 마음껏 부리시기 바란다"고 밝힌 후 "광양만 등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갖추고도 낙후된 호남과 전남 동부권에 정부와 외국기업을 설득시켜 관련 예산을 제대로 투입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당선인은 "이번선거는 순천시민과 곡성군민이 승리를 한 것이기 때문에 큰 절을 올리겠다."며 방송 카메라를 향해 3초간 큰 절을 올리며 흐느꼈고 31일 오전에는 순천 역전시장 등 지역구를 돌며 플라스틱으로 만든 작은 확성기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