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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가은아자개시장, 관광명소로 부활한다

[경북의 전통시장]④ 탄광업의 흥망성쇠와 함께해온 가은아자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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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희정기자 |  2014.07.09 18:47:09

▲가은아자개시장 전경.(사진/김희정 기자)

우리나라 탄광업의 흥망성쇠와 함께 해온 가은아자개시장. 경북 문경시 가은읍 중심부의 옛 은성광업소 부근에 위치해 1960∼70년대 중반에는 2만여명의 광부와 그 가족에게 식료품과 생필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번창 했다. 하지만 은성광업소가 1994년 문을 닫으면서 자연스레 가은아자개시장도 쇠퇴의 길을 걷게 됐다.

가은아재시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1년 체험형 관광시장으로 변모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고, 올해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문화관광형시장 육성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시장 활성화의 날개를 달았다.

◆시장에서 전통과 문화를 체험

가은아자개시장은 지난 2009~2011년까지 전통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의 하나로 32억원을 들여 체험형 전통시장으로 리모델링했다. 시장에서도 보는 관광에서 나아가 직접 체험하는 관광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체험형 관광시장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출발했다.

리모델링을 통해 가은아자개시장은 3,668m²(약 1,100평) 터에 대장간을 비롯해 방앗간, 도자기 체험장, 특산물 판매장, 토속 음식점, 상인교육장 등의 초가형 건물을 갖췄다. 옛 장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탄광업이 쇠퇴하면서 방치돼 있던 철로를 철로자전거라는 관광상품으로 바꾼 것처럼 가은아자개시장도 체험형 전통시장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장터 바로 근처에 철로자전거가 있다.

체험형 전통시장으로 변모한 가은아자개시장에 대한 관광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장날이 아닌 주말에 시장을 찾는 관광객은 이전까지 10여명에 불과했지만 리모델링 이후 하루 1,00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자연스레 매출도 매년 10%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은아자개시장은 찾은 관광객들이 도자기 빚기 체험을 하고 있다.(사진/문경시 제공)

◆관광객 입맛 사로잡는 5대 별미

가은아자개시장에는 시장을 대표하는 토속음식 5가지가 있다. 들깨칼국수와 산채비빔밥, 갈비탕, 순대국, 수수부꾸미가 바로 그것이다. 문경시와 시장상인회는 이들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을 시장의 매출 상승을 이끄는 ‘핵점포’로 키울 생각이다.

‘아자개 장터깨방정’의 들깨칼국수는 문경에서 생산된 자연산 들깨만을 사용하고, 화학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쫄깃한 면발과 함께 걸쭉하고 구수한 국물이 일품이다. 청정지역에서 재배한 제철 산나물을 활용한 ‘소!문난식당’의 산채비빔밥도 시장의 인기 메뉴. 식당에서 직접 손질한 한우로 만든 육회도 별미다.

문경 약돌한우의 갈비뼈를 푹 고아낸 ‘여명식당’의 갈비탕과 ‘장터집’의 순대국은 문경 약돌한우 사골국물에 각종 한약재를 넣어 건강까지 생각했다. 이 집의 머리고기수육은 고추냉이소스에 찍어먹으면 두 배로 맛이 좋다. 찹쌀가루와 찰수수가루를 둥글납작하게 빚어 여러 가지 소를 넣고 기름에 지진 수수부꾸미는 시장을 찾는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문경시와 시장상인회는 기존의 토속음식 외에도 시장을 대표할 수 있는 음식과 오미자, 사과 등 특산물을 활용한 주전부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탄광의 역사를 접목한 광부도시락과 문경의 천년고찰과 협력한 사찰음식 등을 선보이기 위해 구상 중이다.

▲가은아자개시장의 5대 별미 중 하나인 들깨칼국수.(사진/김희정 기자)

◆문화관광형시장화를 통한 명소시장 만들기

문화관광형시장 선정으로 문경시는 2016년까지 국비 7억원 등 총 14억원을 투입해 시장고유의 문화와 연계한 스토리텔링 개발,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 체험거리 조성, 문화-관광콘텐츠 개발 등 수익모델 창출을 위한 마케팅·교육·컨설팅·홍보 등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우선, 브랜드 용역개발을 통해 시장의 특색을 살린 로고나 이미지, 캐릭터 등을 새긴 유인 안내판을 문경의 관광명소 곳곳에 설치해 홍보효과를 극대화한다. 관광객과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시장 전체 와이파이존을 구축하고 고객센터 및 쉼터를 설치한다.

또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의 성패에 있어 시장 상인들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상인회 자체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상인조직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속적인 의식교육을 통해 단합을 도모하고, 각종 문화교실을 열어 취미를 매개로 상인들이 다양한 모임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먹거리사업부, 체험사업부 등의 협동조합을 설립해 상인들이 개별적 영업수익 외에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김영우(42) 문화관광형시장 사업단장은 “상설장이 아니다보니 가은읍 주민들만으로는 상인들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이 어렵다”면서 “시장에서 실질적인 소비가 이뤄지도록 파워블로거 및 출향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팸투어, 시장과 주변 관광지, 지역축제를 연계한 ‘전통시장 투어패키지’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가은아자개시장 김병윤 상인회장(사진/김희정 기자)

◆가은아자개시장 김병윤 상인회장 인터뷰

김병윤(68) 상인회장은 “가은아자개시장 활성화에 시와 시의회, 주민과 상인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타의 시장과는 달리 가은아자개시장 인근에는 미끄럼틀 등을 갖춘 놀이터가 조성돼 있다. 김 회장과 시장상인회가 문경시에 적극 건의한 것이다.

김 회장은 “처음엔 ‘시장에 무슨 놀이터가 필요하냐’는 부정적인 인식도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인과 고객 모두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1년 체험형 전통시장으로 탈바꿈하면서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늘었고, 부모들이 장을 보거나 식사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어울려 노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놀이방을 만들어 놓은 것과 같은 효과를 본 셈이다.

김 회장은 “문경새재를 찾는 관광객이 매년 4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문경새재와 가은아자개시장은 자동차로 15분이면 닿는 거리다”며 “문경새재 등의 관광명소를 비롯해 여름이면 문경의 계곡을 찾는 관광객들이 시장도 찾도록 만들고 싶다. 이들이 시장에서 7,000원씩만 쓴다고 해도 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덧붙였다.

2016년까지 읍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과 녹색문화 상생벨트조성사업 등 가은읍 일대에 대규모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하드웨어 적으로 시장 인근의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이다. 이들 사업은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과 시기가 겹친다.

김 회장은 “모든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된다면 하드웨어는 물론, 문화관광형시장을 통해 소프트웨어 적으로도 역량을 키워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폐광 이후 시장은 쇠퇴하고 주민 수도 많이 줄었지만 문화관광형시장 선정으로 새로운 발전의 기반을 갖춘 만큼 시장 상인들은 물론,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열정을 다해서 문경시 전통시장의 발전모델, 나아가 전국 전통시장의 벤치마킹 시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경북=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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