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유통되는 빵, 식용유 등 식품들 대부분이 GMO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GMO 완전 표시제' 실현을 주장하는 유전자조작식품(GMO) 반대 생명운동연대 회원들. (사진=연합뉴스)

시중에 유통되는 빵과 식용유, 된장 등 식품들이 대부분 GMO(유전자재조합식품) 표기가 돼 있지 않아,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NB=신상호 기자)

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소비자시민모임 등 2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MOP7 한국시민네트워크’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빵 제품 64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64개 제품 모두 GMO표기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GMO(유전자재조합식품)은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등의 기술로 재배·육성된 농·축·수산물과 이를 이용해 제조·가공한 식품 또는 첨가물을 말한다.

제조업체별로 보면, 삼립식품 37개, 롯데제과 21개, 뚜레쥬르 5개, SPC 1개 등이다. 이 제품은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제과점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소비자시민모임 조사팀이 무작위로 구입한 것들이다.

해당 제품의 원재료 표기 방법은 ‘옥수수가루(수입산)’, ‘대두유(아르헨티나산)’, ‘곡류가공품(대두)’ 등 대부분 원료와 원산지만 표기돼 있을 뿐이었다. 수입 재료를 쓰면서 원산지 표시도 제대로 되지 않은 제품도 있었다.

경실련 관계자는 8일 CNB와 통화에서 "옥수수 가루 등 수입 원료의 상당수가 유전자재조합 원료인 점을 볼 때 해당 제품에 GMO원료가 포함됐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식용유와 된장 등 장류 제품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MOP7 한국시민네트워크’의 조사 결과, 시중에 유통중인 장류 111개 제품 모두 GMO 표기는 전혀 없었다. 품목 별로는 된장류 46개, 고추장 41개, 간장 13개 등이다.

식용유의 경우 지난 6월 시판되던 대두유 14종, 옥수수유 11종, 카놀라유 15종, 혼합식용유 3종 등 총 43개 제품 모두 GMO 표시가 돼 있지 않았다.

법적으로는 문제 없어..."기준이 허술한 게 문제"

해당 제품 모두 현행 GMO 표시제도를 위반한 것은 아니다. 표시 기준이 느슨한 것이 문제다.

한국은 2001년 3월부터 유전자재조합 농산물을 원료로 한 가공식품 등에 대한 표시제를 실시하고 있다. 

현행 GMO표시는 ‘최종 제품에 유전자재조합 DNA 또는 외래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에 별도 GMO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즉 유전자재조합 식재료를 쓴 제품이라도 DNA 검출이 되지 않으면 된다는 뜻이다.

또 DNA나 외래단백질이 식품에서 검출됐더라도 원재료 사용함량 5순위 이내 식품에 한해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GMO가 검출된 식품이라도 원재료에 쓰인 재료가 많으면, GMO 표기가 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MOP7 한국시민네트워크는 "표시 기준이 허술해 소비자의 알권리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GMO 표시 확대와 의무 표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NB=신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