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가 이탈리아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빨라쪼 델 프레도’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아이스크림 시장 도약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빨라쪼 매장은 적자는 누적되는 상황이어서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CNB=신상호 기자)
해태제과, 伊 빨라쪼 인수...해외사업권 등 전권 확보
해태제과는 지난 5일 빨라쪼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빨라조 델 프레도’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빨라쪼 인수 금액은 약 5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빨라쪼 인수를 통해 해태제과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빨라쪼 매장의 해외개설, 제품 레시피 개발 등 모든 권리를 갖게 됐다.
빨라조는 지난 1880년 궁중요리사였던 지오꼬모 파씨가 설립했다. 2대 계승자인 지오바니 파씨가 ‘젤라또의 황제’라는 명성을 얻으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젤라또을 먹는 장면이 나오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해태제과와 빨라쪼의 인연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해태제과는 지난 2008년 국내에서 빨라쪼 매장을 운영하고 있던 ‘피디에프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지분 인수를 통해 이탈리아 현지에서 사용하는 젤라또 레시피, 제조 기술을 전수받았고, 한국인 입맛에 맛는 프리미엄 젤라또를 선보여왔다. 해태제과는 2014년 현재 전국의 유명 백화점과 랜드마크 등에 63개 빨라쪼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이번 빨라쪼 인수를 통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국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해태제과는 현재 63개인 국내 매장을 2020년까지 300개로 늘리고, 현재 100억 미만인 연매출도 2020년 1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빨라쪼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도 200개의 신규 매장을 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인수 직전 빨라쪼의 사업자였던 다니엘라 파씨 대표는 한국을 제외하고는 이탈리아에 매장 1곳만을 두는 등 해외 사업 확장에 소극적이었다. 반면 해태 제과는 빨라쪼의 적극적인 해외 사업까지 구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빨라쪼 인수가 국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의 판도 변화를 가져오는 시발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7일 CNB와 통화에서 “빨라쪼는 고급, 자연친화적 아이스크림으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빨라쪼를 전 세계에 알려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장 적자 개선은 과제...“아직은 투자하는 단계”
빨라쪼를 품은 해태제과가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국내 빨라쪼 매장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해태제과는 2008년 한국 빨라쪼를 인수한 뒤 48개 매장을 2014년 63개로 늘리면서 사업 규모를 확장해왔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사업적 성과를 보지는 못한 셈이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베스킨라빈스를 비롯해 나뚜루, 하겐다즈 등 만만치 않은 경쟁사들도 즐비하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빨라쪼 프렌차이즈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투자하는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며 “앞으로 차별화된 메뉴 개발과 해외 현지화 전략 등 새로운 경영 방안을 마련해 시장 점유율 확장과 흑자 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신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