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조상의 숨결을 느낄 수 있고 청정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경북 포항 기북면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서포항 IC를 지나 청송, 죽장 방면으로 20여분 가면 포항시 기북면이 나타난다. 매년 5월이면 기북면 12개 마을 주민들이 직접 해발 700~800m 고지에서 채취한 참나물, 곰취, 산당귀, 묵나물(고사리) 등 산나물을 맛볼 수 있다.
올해는 세월호 사고로 인해 열리지 못했지만, 매년 이맘때쯤 기북산나물축제가 열려 관광객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고, 양손 가득 무공해 나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기북에는 도심 가까이에서 조상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도 있다. 기북면 오덕리. 덕 있는 인물이 많다는 뜻의 덕동(德洞)마을이란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
이곳은 여주(여강) 이씨 집성촌으로 임진왜란 때 이곳에 피난 왔던 농포(農圃) 정문부(鄭文孚)가 전쟁이 끝난 후 전주로 돌아가면서 자신의 모든 재산을 손녀사위인 사의당 이강에게 물려준 것을 계기로 형성됐다.
덕동마을은 울창한 숲과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고택 등을 쉽게 볼 수 있어 마을 자체가 하나의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마을 전체가 소나무를 비롯한 고목들로 둘러싸인 이곳은 뛰어난 자연경관과 특유의 전통문화를 높이 평가받아 1992년 문화부 지정 문화마을, 2001년에는 환경친화마을로 지정받았다. 덕동마을 앞을 흐르는 용계 계곡을 둘러싸고 형성된 푸른 숲과 연못은 2006년 ‘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바 있다.
또 암벽에 세운 누각 용계정과 애은당 고택, 사우정 고택, 덕계서당 등 마을 곳곳에는 눈길을 끄는 고택과 문화유적이 잘 보존돼 있다.
이외에도 집성촌 대대로 전해 내려와 마을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고문서, 생활용구, 농기구 유물 등을 전시하고 있는 ‘덕동민속전시관’은 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타임머신을 타고 400여 년 전 과거로의 여행을 하는 듯 한 느낌을 들게 한다.
전시관에는 200년이 넘은 사주단자, 마을의 내력을 담은 고문서 등 2000여점의 유물이 전시 관리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덕동마을은 2011년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에 의해 ‘기록사랑마을’로 지정되기도 했다.
포항시 홍보담당관실 관계자는 “여행에서 허기진 배는 기북 농민들이 운영하는 ‘기북 농부가 한우촌’을 찾으면 좋은 경치에서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한우를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김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