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4일, 포스코호의 새로운 선장으로 취임한 제8대 권오중 회장의 경영 이념이 ‘POSCO the Great’ 의 재창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최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진행된 특강을 통해 지난날 포스코가 이뤄낸 업적과 영광의 역사를 되살리고 그 이상의 성과를 실현하자는 의미로 이 같은 키워드를 설정했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권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인 세종대왕을 영문으로 표기할 경우 이름 뒤에 ‘the Great'가 붙는다는 점에 착안, ’POSCO the Great'를 비전으로 삼게 됐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특히 권 회장은 “옛날부터 한문으로 철은 鐵, 즉 金+王+哉가 모여 이룬 글자로 금속의 왕을 뜻한다. 이렇게 오랜 과거에서부터 철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원소였다. 또한 현재 국내총생산(GDP) 측면에서 보면 철을 제외한 모든 원소가 만드는 GDP는 철이 만드는 GDP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며 “포스코 패밀리는 우리의 삶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철과 함께 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 포스코 비전에 맞게 철강산업을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POSCO the Great’ 비전의 실천 방안, '혁신 포스코 1.0'
이 자리에서 권 회장은 ‘위대한 포스코, POSCO the Great’ 를 달성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실천방안으로 만든 것이 ‘혁신 포스코 1.0’ 이라고 밝혔다.
‘1.0’ 이란 포스코패밀리가 앞으로 일심동체가 돼 새롭고 위대한 포스코를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로 기존과 차별화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롭게 시작한다는 뜻과 기술력과 판매, 생산성, 품질 등 모든 면에서 1등이 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계 철강산업의 위기와 포스코가 나아갈 방향
세계 철강산업은 2000년대 중국 발 호황이 끝나고 수요가 급감하는 가운데 엄청난 잉여 생산을 낳고 있다. 예전에는 포스코의 영업 이익률이 20%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포스코는 다양한 전략을 펼치면서 위기를 타개해 왔다.
포스코는 경영전략을 총동원해 투자를 확대하고 혁신을 이끌었다. 주업이던 철강에서 신재생 에너지 등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고 소재산업에도 투자해 왔다.
이와 함께 국내와 미주, 아시아 지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성장위주 전략을 펼쳤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일하는 방식에서도 세계 곳곳에서 다수의 혁신방법론을 도입했다.
특히 고유의 QSS를 만들어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수익성 측면의 성장과 직원 마인드 함양에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는데, 이렇게 막대한 수익 창출력을 기반으로 단순히 포스코와 출자사만의 성장이 아닌, 가치사슬상의 이해관계자와 동반성장을 추구해 사랑받는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세계 철강 경쟁력 4년 연속 1위, 포천 선정 존경받는 기업 금속 부문 1위, 샘-다우존스 지속가능 우수기업 9년 연속 선정, 세계경제포럼 글로벌 100대 그룹 선정 등 각종 글로벌 기관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권 회장은 “하지만, 현재까지의 긍정적인 평가에 따른 자만심에 빠져서는 세계철강업계의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3대 경영이념과 혁신 아젠다를 제시했다.
‘POSCO the Great’ 의 기본바탕 ‘3대 경영이념’
‘POSCO the Great’ 비전을 추구하는 기본바탕인 3대 경영이념은 화목경영(One POSCO), 창의경영(Creative POSCO), 일류경영(Top POSCO)이다.
화목경영(One POSCO)은 가치공유를 중시해 창업정신에 바탕을 둔 기업발전을 추구하고 고객사, 공급사, 국가사회와의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화목경영으로 전 구성원이 공동의 목표와 변화방향을 공감하고, 서로를 목표달성을 위한 동료로 인식하며, 모든 조직과 구성원이 주인의식으로 단결해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자는 것이다.
창의경영(Creative POSCO)은 새로운 발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로, 일상과 평범을 넘어 기존 사고의 틀을 깨는 창의적 아이디어 제안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발 앞선 서비스를 제공,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는 경영이다.
일류경영(Top POSCO)의 이념은 과거에는 첨단 선진기술을 뒤따르는 것이 목표이자 과제였다면, 지금은 세상에 없는 제품과 기술을 앞서 개발하고 스스로 경쟁사를 뛰어넘는 핵심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최고의 실력과 일등 자신감을 바탕으로 고객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일류경영이다.
3대 경영이념에 기반한 4대 혁신 아젠다
앞으로 포스코가 실행해야 할 계획은 3대 경영이념에 기반한, '혁신 포스코 1.0'의 4가지 혁신 아젠다이다.
권오준 회장은 취임 이후 철강산업의 본원경쟁력 강화, 신성장 사업의 선택과 집중, 재무구조의 획기적 개선, 그리고 경영인프라 쇄신 등 4가지 과제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철강산업의 본원경쟁력 강화는 가치창출 혁신, 원가와 품질 혁신, 그리고 사업구조와 글로벌 운영을 혁신하자는 것이다. 특히 기술기반의 솔루션 마케팅을 강화해 경쟁사와 차별화를 구축하고 고객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회장은 “그 동안 검토해온 신성장 사업은 많았지만 사업진행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딪히며 시일도 지체됐고 수익창출도 어려웠다.”며 “이를 재정비해 신성장 산업의 선택과 집중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시장이 매력적이고, 기술경쟁력이 있는지, 기술력과 시장환경에서 높은 진입장벽이 있는지, 소재, 에너지와 같이 포스코 고유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지 등을 재평가하는 한편, 재무구조 측면에서 사업구조 재편, 비부채성 자금조달 확대와 출자사 자본확충으로 자기자본에서 부채를 축소하고 기업가치를 중심으로 한 그룹의 경영체제를 효율화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경영인프라 쇄신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혁신하고 현 상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전문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성과를 창출하고, 프로젝트 팀장에게 상당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프로젝트를 통해 창출한 성과에는 파격적인 보상으로 구성원 누구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든다는 의지를 갖고 프로젝트를 제안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현재 프로젝트에 기반한 일하는 방식을 강조하며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 발족 후 380여 개 프로젝트를 발굴했고, 전문직 임원제도를 도입했다. 이러한 전문직 임원제도 도입으로 포스코의 관리부서 임원은 50% 이상 줄어들었다. 한편으로는 직원들이 임원으로 오를 기회를 넓혀 동기부여를 강화했는데, 앞으로 전문직 임원제의 성패는 프로젝트에 기반한 일하기가 얼마나 성과를 거두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