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유시민 군불 땠지만…‘여권 통합’ 빨간불, 흔들리는 ‘정청래號’

심원섭 기자 2026.02.11 12:24:37

김어준·유시민 ‘합당’ 입김도 안통했다
민주-혁신, 지선 前 합당 논의 물거품
정청래 “당원들께 사과” 연임 ‘빨간불’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주제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직접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넉 달가량 남겨둔 지난달 22일 회심의 카드로 던졌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이 불과 19일 만에 물거품이 됐다. 오는 8월 실시될 전당대회에서의 당 대표 연임 도전에도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정 대표는 10일 저녁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직접 기자들과 만나 “오늘 열린 민주당 긴급 최고위워회에서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그동안 통합 논의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그리고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정 대표는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 구성을 제안하며, 지방선거 후 통합추진준비위를 중심으로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으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정 대표는 “앞으로 민주당 지도부는 더욱 단결하고 더 낮은 자세로 지방선거 승리,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죄송하고 감사하다.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앞서 이날 오전에 열렸던 민주당 ‘합당 정책의총’에서도 총 20여명 의원들이 발언에 나섰으나 ‘합당을 해야 한다’고 발언한 의원은 권향엽 의원 등 극소수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다수 의원들은 ‘현시점에서의 합당 추진은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합당 추진이 어렵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기류는 이미 의총 전부터 감지됐었다. 

 

앞서 열린 재선의원들과 정 대표 간 간담회를 마친 뒤 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강준현 의원은 기자들에게 “의원들이 ‘민주당과 혁신당 간 합당 논의를 중단하고 국정 현안에 집중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당 대표의 조속한 결단을 요청하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였다”고 밝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상태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간의 원활하지 못한 기류도 이번 합당 논의에 영향을 끼쳤다. 


최근 친명계 민주당 의원들은 부쩍 ‘입법 성과’를 강조하는 이 대통령을 의식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이 뒷받침할 때’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지난 8일 삼청동 총리관저에서 열렸던 고위당정청협의회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정 대표를 면전에 두고 공개리에 ‘입법 성과 부진’을 공개리에 언급하는 바람에 비공개회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기에 ‘2차 종합특검’ 후보자 추천 논란이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친명(친이재명)계 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2023년 체포동의안 사태’ 때 검찰이 (이 대통령에) 영장을 청구한 근거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진술이었다”며 “그 김 전 회장의 변호인 중 한 명이 (민주당이 추천한) 전준철 변호사였다. 그러면 전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을 도와서 이 대통령에 총구를 겨눈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청와대의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면서 결국 합당 논의 동력이 상실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주제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한 뒤 최고위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민주당과 혁신당 간 합당이 무산되면서 합당을 지지해온 방송인 김어준씨와 유시민 작가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합당을 반대했던 방송인 이동형씨는 지난 9일 저녁 CBS 라디오에 출연해 합당 불발을 예측하며 “예전 같았으면 김어준, 유시민이 움직였으면 지지층이 다 한쪽으로 의견이 쏠려 정청래 대표도 합당하겠다고 하면 다 찬성할 줄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안돼지 않았나”라며 “(정 대표가) 새로운 당원들을 생각을 못한 것이다. 이 사람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보고 (당에) 들어온 사람들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대표에 대한 부채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정 대표가 전격 합당 제안 다음날인 지난달 23일 김어준씨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욕먹을지도 모르겠지만 당대표로서 했어야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정 대표와 비교적 가까운 사이로 정 대표에게 ‘합당 기획설’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본인은 부인하고 있다.

그리고 수시로 이 대통령에 대해 공개적인 비판을 일삼고 있는 유시민 작가 역시 지난 2일 김씨의 방송에 출연해 “조국 대표는 대통령이 돼서 나라를 책임질 자세를 갖고 있다면 (당을) 빨리 합쳐야 한다”며 “합당에 반대하는 사람은 합당에 반대하는 이유를 얘기해야 하고, 절차를 가지고 시비를 걸면 안 된다”고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에 합당을 반대한 일부 여당 의원들은 두 사람의 실명을 거론하며 날을 세우는 등 두 사람에 대한 당내 비토 정서가 외부로 표출되기도 했다. 

합당을 반대한 친명계 한 의원은 11일 CNB뉴스와 통화에서 “당내에서 유시민, 김어준 두 인물은 비판 불가의 성역이 된 것처럼 보였지만 이번 일로 위상이 크게 낮아졌다. 정치인이 아니기에 어떠한 의견도 낼 수 있겠지만 지난 대선 당시와 지금의 정치 지형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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