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청이 학교 산업안전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위험성평가’를 전면에 내세우며, 사고 이후 대응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에서 사전 예방 중심 체계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육 공간의 특수성을 반영한 위험성평가 정착을 통해 학교를 보다 안전한 일터이자 학습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학교는 교직원과 학생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인 동시에 급식실, 실습실, 시설관리실, 청소·당직 업무 공간 등 다양한 작업환경이 혼재된 복합 공간이다. 하나의 공간 안에 여러 직종과 작업공정이 공존하면서 잠재적 위험 요인 역시 복합적으로 분포돼 있다.
경북교육청은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고려할 때 기존의 사후 대응 중심 안전관리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위험 요인을 사고 이전 단계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위험성평가’를 학교 산업안전 정책의 중심으로 설정했다.
그동안 학교는 교육 기능이 강조되면서 산업안전 정책의 사각지대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 급식실 화상 사고, 시설관리 중 추락 사고, 청소·당직 업무 중 안전사고 등 다양한 산업재해가 발생하며 학교 현장의 위험 요인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에 경북교육청은 위험성평가를 단순한 법정 의무가 아닌 정책 과제로 재정의하고, 2021년부터 ‘학교 맞춤형 위험성평가 컨설팅’을 본격 도입했다. 급식실과 실습실, 시설관리 공간 등 사고 위험이 높은 작업장을 중심으로 실제 작업 흐름을 분석하고,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개선 방안을 함께 제시하는 방식이다.
특히 모든 학교를 교육청 인력만으로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지역 내 안전보건 전문 기관과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현재 경북·대구권 안전보건 전문 기관 9곳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해당 권역 전문 기관의 약 80%에 해당한다.
위험성평가는 단발성 점검이 아닌 반복 관리 체계로 운영된다. 학교당 연 120만 원을 지원해 △위험 요인 발굴 △개선 대책 이행 점검 △재확인 및 정착 등 3단계 점검을 실시하며, ‘안전 잠금장치’를 구축한다는 철학을 반영했다.
정책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025년 위험성평가 만족도 조사에서 전반적 만족도는 87%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학교 여건을 고려한 운영 방식에 대해 현장과 전문 기관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실제로 급식소 국솥 폭발 사고 발생 시에도 전문 기관이 즉시 투입돼 단기간 전수 조사와 후속 조치가 이뤄졌다.
또한 전국 최초로 ‘아차사고 제도’를 도입해 사고 직전 단계의 위험 상황을 사전에 발굴·개선하는 체계도 운영 중이다. 최근 3년간 접수된 아차사고는 197건에 달하며, 교육청은 예산 지원과 개선 조치를 통해 현장 안전 강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앞으로도 위험성평가를 중심으로 학교 산업안전 정책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사고 이후 책임을 묻는 행정이 아닌 사고 이전을 설계하는 안전 행정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