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통령의 ‘강력한 뒷배’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
‘고성’에 ‘엿선물’ … 반대파 여직원 면전에서 ‘X냄새 난다’
지난 9월 감사원에 ‘운영쇄신 TF’ 설치되면서 ‘기행’ 시작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윤 전 대통령의 ‘강력한 뒷배’로 사무총장을 맡아 당시 야권을 겨냥한 감사를 비롯해 각종 감사를 주도하는 등 ‘감사원 최고 실세’로 불리우며, 감사원을 좌지우지했던 유병호 감사위원이 지난 11일 열린 최재해 전 감사원장의 퇴임식에서 “영혼 없는 것들”이라고 소리를 지르는 등 ‘난동’을 부린 데 이어 신임 사무총장에게 ‘엿 선물’을 보낸 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여직원 면전에다 ‘X냄새가 난다’고 말하는 등 각종 ‘기행’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일 한 중앙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유 위원은 지난달 말 감사원 내 체력단련실에서 만난 한 여직원의 면전에서 큰 소리로 “X 냄새가 나네”라고 막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직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6월 26일 감사원 실무자협의회장 자격으로 당시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 위원 등을 겨냥해 “현 지휘부에서 그동안의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고, 피해를 본 국민과 조직 내에서 어려움을 겪은 동료 직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표하기를 바란다”며 지휘부 사퇴를 요구했던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익명을 유구한 한 감사원 관계자는 “유 감사위원이 그동안 자신의 측근 그룹인 ‘타이거파’와 정반대되는 입장을 보여 온 그 여직원이 눈엣가시 같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 위원은 지난 11일 최 전 원장의 비공개 퇴임식 직후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움직이자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유행가인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노래를 틀면서 최 전 원장을 향해서는 “감사원을 망쳐놓고 나간다”며 소리를 질렀고, 참석자들을 향해서는 “영혼 없는 것들”이라고 고성을 지르며 ‘난동’을 부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장에 있었던 한 직원은 “3분 넘는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틀었다”며 “참석자들이 다들 당혹스러워 했다”고 말했다.
유 위원의 ‘기행’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달에는 지난 9월 취임 직후 TF 출범을 주도했던 정상우 신임 사무총장을 직접 찾아 취임 선물의 명목으로 작은 보석함을 전달했는데 이 보석함 안에는 ‘엿’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정 총장은 비서에게 “유 위원 사무실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유 위원의 이같은 연속적인 ‘기행’은 지난 9월 감사원 내부에 지난 정부에서 ‘표적 감사’ 논란이 일었던 감사들을 되짚기 위한 ‘운영쇄신 TF’가 설치되면서 시작됐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 위원은 최 전 원장이 퇴임 직전 열렸던 국감에서 “TF 출범을 승인한 것은 제가 나가기 전, 제가 있었을 때의 감사를 되짚어 보겠다는 맥락에서였다”라고 말한 바 있어 이에 앙심을 품고 최 전 원장을 향해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윤 위원은 지난달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쇄신 TF와 관련해 “구성 근거, 절차, 활동 내용 전부 위법”이라고 주장했으며, 현재 TF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유 위원은 지난달 28일에는 감사원 내부망을 통해 “감사원장은 본인이 설치한 괴이한 집단을 즉시 결자해지하길 바란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TF 사무실을 ‘캄보디아 웬치’에 비유하며 “좀비처럼 영혼 없이 살거나 좌고우면하지 말고 좀 착하게 살자”라고 최 전 원장을 저격했다.
이에 정 사무총장은 “(유 위원과 타이거파가)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TF 조사가) 좀 늦어지고 있지만, 결과로 말씀드리겠다”는 반박 글을 남겼으며 현재 유 위원과 주변 직원들 상대로 한 TF 조사활동이 두 달째로 접어들고 있어 조만간 결과 발표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유 위원은 윤 전 대통령 취임 직후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임명돼 1년 8개월간 야권을 겨냥한 각종 감사를 주도한 뒤 지난해 2월 감사위원이 돼 임기는 2028년 2월까지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유 위원을 ‘표적 감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 바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