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쓰레기의 하수도 유입 막아라”…KT&G ‘성수동 미션’ 체험해보니

이주형 기자 2025.11.18 09:38:52

핫한 성수동 거리에 특수필터 100개 설치
쓰레기 배수구 유입 막아…침수·악취 방지
내부 살펴보니 담배꽁초 같은 이물질 없어

 

지난 7일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 거리. (사진=이주형 기자)

기후 위기로 사회적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KT&G(케이티앤지)가 ‘생활 속 친환경’ 행보를 이어오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배수구로 유입되는 쓰레기를 막는 작업을 펼쳐 눈길을 끈다. CNB뉴스가 그 현장에 다녀왔다. (CNB뉴스=이주형 기자)


 

 

국내 대표 소비재 기업인 KT&G가 ‘친환경’·‘상생’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에서 시범 운영 중인 ‘그레이팅 필터’ 사업이 대표적.

그레이팅 필터는 배수구 위에 설치하는 덮개형 제품으로, 빗물받이에 쓰레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여과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장마철 침수 피해를 예방하고 배수로에서 올라오는 악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에 KT&G는 기후변화로 인해 국지성 폭우가 잦아진 점, 생활 쓰레기가 도시 침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점 등을 고려해, 최근 환경 문제가 불거진 서울 성수동을 사업지로 택했다.

CNB뉴스는 지난 7일 이곳을 방문해 얼마만 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확인해 봤다.

서울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성수역에 내린 뒤 도보로 5분 정도 걸어가면 연무장길에 도착한다. 평일 오후임에도 젊은 세대부터 중장년층, 외국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거리는 폐기물 문제가 심각했던 지난 여름과 달리 한결 깨끗해진 상황이다. 대로변에는 커피·음료 컵 전용 재활용 수거함이 설치돼 있고, 가지런히 분리 배출된 쓰레기 묶음도 눈에 들어왔다.

성동구청은 쓰레기 불법 투기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CCTV를 추가 설치했고, 환경공무관이 일하지 않는 주말 청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추가 인력을 투입해오고 있다고 한다.

 

성수동 카페거리 곳곳마다 재활용 수거함이 설치돼 있다. (사진=이주형 기자)

거리 입구에서부터 약 50m 이동하면 직사각형 모양으로 설치된 그레이팅 필터가 모습을 드러낸다. 외형은 촘촘한 격자 구조로 설계돼 있으며,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도록 고강도 소재를 활용했다.

필터는 직선 방향을 따라 약 920m 구간 곳곳에 배치돼 있으며, 팝업스토어나 음식점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점을 중심으로 조성돼 있다. KT&G 관계자에 따르면 연무장길에는 약 100개 이상의 그레이팅 필터가 설치됐다고 한다.

 

연무장길을 따라 걷다 보면 ‘그레이팅 필터’가 설치된 배수구가 보인다. (사진=이주형 기자)

 


업계 최초 시범사업 참여…민관 협력형 ESG


 

과연 이 필터들이 쓰레기를 잘 걸러내고 있을까.

손잡이 고리를 들어 내부를 살펴보니, 작은 낙엽 조각 외에는 이물질이 없고 배수 작용 또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담배꽁초·종이 등이 쌓인 일반 배수로와는 대조적이다.

 

필터가 설치된 배수구(왼쪽)와 설치되지 않은 배수구. (사진=이주형 기자)

이처럼 개선된 거리 환경에 방문객들은 긍정적이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김모 씨(51)는 CNB뉴스에 “배수구에서 악취가 올라오는 정도는 아니지만 주변에 쓰레기가 쌓여있어 항상 지저분했다”며 “거리를 청소하고 필터도 설치하니 외관상 깔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근처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대학생 양모 씨(23)도 “한동안 길거리에 쓰레기가 많이 보여 성수동 방문을 주저했던 적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청결한 거리 상태가 유지됐으면 좋겠다”며 생각을 전했다.

성동구청과 함께하는 그레이팅 필터 사업은 민관 협력형 ESG 모델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정식 제도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효과 분석과 동시에 꾸준한 모니터링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KT&G 관계자는 CNB뉴스에 “기후변화 영향 저감, 순환경제 전환 가속화, 자연 관리 및 생물다양성 보호라는 세 개의 축을 핵심으로 친환경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성동구청과 함께하는 그레이팅 필터 사업을 통해 깨끗한 거리 환경을 조성하는 등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CNB뉴스=이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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