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기간에 정쟁 멈추자는 與…야권 반응은?

심원섭 기자 2025.10.28 11:40:14

정청래 “여야, APEC 성공 위해 ‘무정쟁 주간’ 선언하자···저부터 솔선수범”

“국익에 여야 따로 있을 수 없어”…국민의힘 “‘무정쟁’은 침묵 강요·물타기”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역사적인 2025 경주 APEC 성공을 위해 여야가 ‘무정쟁 주간’을 선언하고 오직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9일부터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을 앞두고 “역사적인 2025 경주 APEC 성공을 위해 모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때”라며 “(여야가) ‘무정쟁 주간’을 선언하고 오직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정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면서 “외교의 최종 목표가 국익 추구인 만큼 국익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인 앞에서 우리끼리 싸우지 말자”고 강조했다.

이어 정 대표는 “2002년 월드컵 때 야당이던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가 무정쟁에 합의했고 1998년 IMF 때도 국회의장 주도로 무정쟁을 합의했다”면서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도 김대중 대통령 등 야권 지도자가 주도해서 정쟁을 중단하고 대한민국 성공만을 위해 노력했던 역사가 이번 주에 다시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 대표는 “(우선) 저부터 솔선수범하겠다. 해야 할 말도 많고 다뤄야 할 이슈도 많지만 적어도 이번 주에는 불가피한 정책 발언만 하고 정쟁적 발언을 삼가도록 하겠다”며 “야당도 국익과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조심하고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해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외교의 최종 목표는 국익 추구로 국익을 위해서는 악마와도 손잡아야 한다고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자주 말씀하셨다”면서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우리나라는 그 어느 나라 보다 대외 의존성이 높아 외교가 어느 부문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서로 간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국제정세 속에서 중재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내는 대한민국의 역량이 빛을 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이번 APEC 정상회의의 백미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6년여 만의 공백을 깨고 30일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정 대표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과 미국의 대중 관세 100% 추가 부과를 둘러싼 긴박·긴장된 상황이 조금이라도 완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경주 APEC 정상회의가 국가 간 갈등을 해소하고 협력을 다지는 변곡점으로 세계사에 기록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도 실제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전 세계에 뜨거운 주요 관심사”라며 “꼭 만남이 이루어져서 한반도 평화에 큰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 대표는 10·15 대책 이후 부동산과 관련한 공식 발언을 하지 않았으며, 특히 전날(26일)에는 “민감한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지는 만큼 당에선 반 발짝 뒤에서 로키로 가야 한다”며 “개별 의원들은 돌출 발언을 가급적 자제하자”고 강조하기도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 회의에서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APEC 기간 무정쟁 주간’ 제안은 경제 참사·부동산 참사를 덮기 위한 침묵 강요이자 정치적 물타기”라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 24일 서울 재개발 현장을 찾은 데 이어 오늘(28일)은 2030 청년 세대를 만나 현장 간담회를 열어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이 막혀 직격탄을 맞은 청년층을 통해 ‘주거사다리 걷어차기’ 문제를 전면 부각시키는 등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 회의에서 “어제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APEC 기간 중 외국 손님이 오니 조용히 하자’며 ‘무정쟁 주간을 선언하자’고 했지만 지금 국민은 집값 폭등과 대출 규제로 절규하고 있다”며 “‘무정쟁 주간 선언’ 제안은 경제 참사·부동산 참사를 덮기 위한 침묵 강요이자 정치적 물타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송 원내대표는 “정 대표가 얘기하는 정쟁을 멈추는 길은 매우 간단하다. 야당 탄압을 중단하고 국민의 삶을 짓밟지만 않으면 된다”면서 “그러면 정치권은 자연스럽게 안정되고 국민은 평온을 되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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