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이 곧 경쟁력”…경영혁신 속도
사장이 직접 대리점주와 수시로 회의
이익을 대리점과 나누는 ‘이익 공유’
사회공헌 영토 넓히며 기업책임 강화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이번에는 ‘상생(相生)’ 생태계를 구축해 소비자 신뢰 회복과 경영 정상화를 꾀하고 있는 남양유업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건강한 시작’
남양유업이 지난 3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공개하며 재도약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원칙을 바로 세운 기업으로서 전 세대를 위한 건강한 제품을 선사한다”는 미션 아래, 조직 전반에 걸쳐 체질 개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 체제로 전환된 이후 ‘동반 성장’을 핵심 가치로 앞세워 주목된다. 그동안 소홀했던 윤리적·사회적 책임을 강화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것.
남양유업의 최대주주인 한앤코는 60년 오너 경영을 마무리하고, 이사회에 한앤코 인사들을 선임하는 등 조직 구조와 경영 방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리점과의 상생경영 강화다.
남양유업은 영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미흡한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2013년부터 ‘대리점 상생회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서는 이를 한층 강화했다.
먼저 지난 4월에는 한앤코 체제 1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를 돌아보기 위해 상생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김승언 사장을 비롯해 본사 주요 관계자와 전국 대리점 대표단이 참석했으며, 실무 중심의 논의와 함께 앞으로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어 지난 7월에도 김 사장 주재로 상생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를 통해 앞서 논의한 과제의 이행 현황 및 상반기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점주들이 겪는 어려움과 요청사항에 대해 직접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지난달 초에도 회의를 열어, 영업 현장 개선에 필요한 각종 의견을 듣거나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며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했다.
회의에 참석한 채원일 전국대리점협의회장은 “상생회의를 통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본사와 소통하고 함께 개선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회사와 대리점이 협력해 든든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사장은 “점주와 회사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동반성장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며 “상생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지속적인 소통과 협의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 외에도 대리점주 자녀에 학자금을 지원하는 ‘패밀리 장학금’, 농협 납품 시 발생하는 순이익의 5%를 전국 대리점에 나눠 지급하는 ‘협력이익 공유제’, 신용도를 기준 삼아 무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저금리 신용대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강도 높은 쇄신에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억 5000만원으로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영업이익 적자 폭도 전년 대비 86.3% 감소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뇌전증 환아 지원 적극 나서
재도약을 위한 또 다른 한 축으로 ‘사회공헌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뇌전증 환아 지원 사업이 대표적.
뇌전증이란 뇌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돼 발작과 같은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소아에게 발병할 경우 뇌신경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이에 남양유업은 발작 완화에 도움을 주는 특수 분유 ‘케토니아’를 개발해 2010년부터 취약계층 환아들에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병·의원에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긴급 지원 활동’을 시행하는 등 안정적인 치료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더불어 지난 8월에는 ‘소아뇌전증 가족과 함께하는 희망 캠프(이하 희망 캠프)’를 처음 열어 이목을 끌기도 했다.
희망 캠프는 환아 가족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과 사회적 편견을 함께 극복하고자 마련됐으며, 부모·자녀·가족 등 세부적으로 구분해 맞춤형 심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번 캠프를 시작으로 행사를 매년 정례화해, 향후 더 많은 환아 가족과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처럼 남양유업은 경영진 교체 이후 윤리적 가치를 강조하며 경영 정상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앞으로도 대리점과 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CNB뉴스에 “건강한 동행을 실천하기 위해 대리점 상생·뇌전증 환아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며 “향후에도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CNB뉴스=이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