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D-4] 한국서 20년 만이기에…분위기 띄우는 재계

선명규 기자 2025.10.27 09:32:02

회원국 정상·경제계 인사 등 경주에 모여
경제·무역·환경 등 분야 다각적으로 논의
불꽃 쏘는 한화, 홍보에 매진하는 LG 등
재계, 성공적 개최 위해 지원 아끼지 않아

 

LG가 서울 광화문 대형 전광판에서 송출하고 있는 2025년 APEC 정상회의 홍보영상 (사진=LG)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천년고도 경주에서 열린다. 올해 주요 의제는 인구구조 변화 대응, 인공지능(AI) 협력으로 21개 회원국 정상과 글로벌 선도 기업 CEO들이 참여해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APEC이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2005년(부산) 이후 20년 만이다.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행사인 만큼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재계도 총력 지원에 나서고 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오는 31일 경주 상공에 불꽃이 파종된다. 기시감이 들 수 있다. 한화그룹이 2000년부터 매년 가을 여의도의 밤을 밝히는 불꽃쇼와 비슷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불꽃축제란 독창적 브랜드를 만든 한화그룹이 이번에는 APEC 개막에 맞춰 축포를 쏘아 올린다. 불꽃 5만발, 드론 2000여대로 화려함의 극치를 연출할 계획이다. 행사 첫날, 참가국 정상과 경제계 인사 등 방문객들은 수려한 장관을 목격하며 ‘문화강국’ 한국의 이미지를 각인할 전망이다.

APEC이 다가오면서 재계의 시계도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국가적 행사에 힘을 보태려 속도 높여 뛰고 있다. 직접적인 지원을 비롯해 분위기가 무르익도록 회사 역량을 모으고 있다.

 

한화그룹은 APEC 정상회의 공식 스폰서로 참여해 오는 31일 개최되는 갈라 만찬에서 불꽃쇼와 드론쇼를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한화그룹)


홍보에 열중인 쪽은 LG다. 시선을 끌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경주 시내버스의 절반가량인 70대에 APEC 래핑(wrapping) 광고를 진행 중인 것이 대표적. 움직이는 이 홍보판은 첨성대, 천마총, 황리단길, 동궁과 월지 같은 명소와 시내를 활보하고 있다.

지난 8월 민간기업 중 처음으로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과 홍보 협력을 맺은 LG는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광화문과 명동을 비롯한 서울 주요 지역 7곳,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런던 피카딜리광장 등 세계적 명소 대형 전광판에 공식 홍보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공식 의전차량을 지원한다. G90 113대, G80 74대,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3대,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 2대 등 총 192대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본 회의를 앞두고 열린 APEC 에너지장관회의, APEC 재무장관회의와 구조개혁장관회의 등에도 의전차량을 제공했다.

 

LG는 경주 시내버스에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알리는 래핑광고를 하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사진=LG)

 


계열사들도 나서서 측면 지원



측면 지원도 활발하다. 한화는 국내외 대표 기업 CEO와 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APEC CEO 서밋’에 공식 후원사 가운데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스폰서로 참한다. 그러면서 퓨처테크포럼을 개최하고 CEO 서밋 세션 연사로도 참석한다.

계열사들도 동참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 방산 3사는 오는 27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화 퓨처테크포럼:방위산업’을 개최한다. ‘APEC CEO 서밋’의 부대행사로 준비되는 퓨처테크포럼에서 국내외 군과 방위산업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K-방산 경쟁력을 소개한다.

한화큐셀은 CEO 서밋 중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가 주제인 세션에서 기조연설을 맡는다. 이 자리서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데이터 표준화를 통한 에이전틱 AI 운영 기반 에너지 최적화 기술을 알린다.

LG의 계열사들도 거든다. ㈜LG와 LG전자는 APEC 부대행사인 ‘2025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Global IT Challenge for Youth with Disabilities, GITC)’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장애청소년들의 디지털 문해력 향상을 도와 진학과 취업 등 사회진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국제 IT 대회다. APEC 부대행사 중 유일한 장애인 관련 행사이기도 하다.

LG유플러스는 혼란을 사전에 방지한다. 행사 당일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경주 일대 주요 시설에 통신 장치를 추가 구축하고 전용 상황실을 운영한다. ‘APEC CEO SUMMIT 2025’의 주요 행사 장소인 황룡원 등에는 무료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하고, 불꽃쇼가 열리는 포항 영일대 인근에는 이동차량기지국을 배치한다. LG생활건강은 APEC 공식협찬사로 참여해 생수 9만 6000병을 지원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APEC 정상회의에 총 192대의 차량을 제공한다. 사진은 장관급 인사 의전을 위한 제네시스 G80 (현대차그룹 제공)

 


국가적 행사에는 빠짐없이



나라가 들썩이는 굵직한 행사에 참여한 경험이 이번 정상회의에도 미쳤다.

한화는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 국내에서 개최된 여러 국제 행사에서 불꽃쇼를 연출했다.

현대차그룹은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서울)’, ‘2023 G20 뉴델리 정상회의’, ‘제43차 아세안 정상회의(자카르타)’,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인천)’, ’2022 G20 발리 정상회의’ 등 국내·외 주요 국제행사에 의전과 운영 차량을 꾸준히 지원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 경제계의 시선이 쏠리는 APEC 정상회의는 기업을 알리는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국격을 높이는 데도 일조해 한국이란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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