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 문학상’ 주수자 소설가, 희곡 ‘공공공공’ 대학로에서 연극으로 공연

손정호 기자 2025.09.10 10:59:46

주수자 작가의 희곡을 원작으로 공연되고 있는 연극 ‘공공공공’ (사진=주수자 소설가)

올해 황순원 문학상 수상자인 주수자 소설가의 희곡이 대학로에서 연극으로 공연되고 있다.

10일 문학계에 의하면 주수자 소설가의 희곡 ‘공공공공’이 서울 대학로에 있는 드림시어터 극장에서 연극으로 지난 3일부터 오는 14일까지 공연된다.

연극 ‘공공공공’은 전기광 씨가 연출을 맡았고, 장두이, 강희영, 주원성, 박새슬, 김희정, 박은재, 안호주, 김산, 김수정, 황정후 배우들이 무대에서 열연을 펼쳤다.

‘공공공공’의 주인공은 감옥에 갇혀 있는 5명의 남성 죄수들이다. 무기수, 간수, 용수, 허수, 주팔삼 등이 등장인물이다. 이들은 각각 60대 무명 노인, 북두칠성이라는 별명의 50대, 청년, 주식 브로커, 사교 교주 등으로 다채로운 특징을 보인다.

연극 제작사인 극단 불 측은 “지금은 감옥의 시대로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들어가고 미래의 대통령들이 감옥에서 나오고 악당들이 감옥 안에서 세상 밖에서 설쳐대고 있다”며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이름이 있거나 없거나 우리 모두는 감방 속에 산다”고 밝혔다. ‘공공공공’은 감옥을 배경으로 자유의 여정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주수자 소설가의 희곡집 ‘공공공공’은 최근 영국의 페이지애디 프레스(Page-Addie Press)에서 ‘ZERO’라는 제목으로 영어로 번역되어 출판됐다. 이번 대학로에서의 연극 ‘공공공공’ 포스터에는 영문판인 ‘ZERO’의 표지 이미지가 사용됐다. 황금색 숫자 0이 흩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푸른사상에서 지난해 출간된 희곡집 ‘공공공공’에는 총 4편의 희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번에 공연되고 있는 ‘공공공공’, 대학로에서 최근 공연을 진행한 ‘빗소리 몽환도’, ‘복제인간 1001’, ‘방랑밴드 : 사랑의 적에게 총을 쏘다’ 등이다.

고형렬 시인은 주수자 작가의 희곡에 대해 “출구가 없는 무대에 갇힌 인물을 통해 실종된 운명을 짊어진 삶을 형상화하고 사회적 소외와 함께 인간 심연의 구조적 모순을 고발한다”며 “비극과 희극, 배우와 독자의 대극적 실존 앞에 출현한 텅 빈 공은 제삼자의 내상을 봉합하는 덧없는 치유의 빗소리가 되어 심장에 꽂힌다”고 평가했다.

주수자 소설가는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프랑스, 스위스 등에서 1976년부터 23년 동안 살았다. 2001년 ‘한국소설’에 작품을 발표하며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서 보존하고 조선 국문학사를 체계화한 실존 국문학자 김태준을 다룬 장편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로 올해 황순원문학상 작가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이외에도 소설집 ‘버펄로 폭설’, 시집 ‘나비의 등에 업혀’ 등을 발표했다. ‘빗소리 몽환도 Night Picture of Rain Sound’는 영국과 몽골에서 번역 출간됐다. 한국소설 신인상, 스마트소설 박인성문학상 등을 받았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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