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방일에 대해 일본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한 데 대해 깜짝 놀라며 긍정적인 보도를 쏟아낸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교도통신이 23∼24일 1056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전달 대비 12.5%포인트나 오른 35.4%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은 23~24일 일본을 방문했다.
이시바 총리의 자민당은 지난달 실시된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했고, 이에 따라 ‘이시바가 사임해야 한다’는 응답은 지난 달만 해도 51.6%나 됐지만 23~24일 여론조사에서는 11.6%포인트나 떨어진 40.0%에 그쳤다. 반대로 ‘사임할 필요 없다’는 의견은 11.7%포인트 상승한 57.5%였다.
마이니치신문이 같은 기간 20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4%포인트 오른 33%였다. 이 신문의 조사에서 이시바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30%대로 올라선 것은 반년만이다.
마이니치는 “내각 지지율 회복 경향이 자민당 안의 ‘이시바 끌어내리기’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설했다.
차기 총리 후보 선호도 관련 질문에서도 이시바 총리가 21%로 1위에 올랐다.
'반성' 언급에도 긍정 응답이 크게 웃돌아
이시바 총리가 지난 15일 패전일 전몰자 추도사에서 일본 총리로는 13년 만에 ‘반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42%가 ‘평가한다’고 답해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 29%를 크게 웃돌았다.
이시바 총리는 25일 리셴룽 전 싱가포르 총리와 만나고, 29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연다.
인도 정부는 모디 총리의 일본 방문과 관련해 “이시바 총리가 사임한다면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사를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닛케이는 “9월 유엔 총회,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되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이어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0월 31일~11월 1일) 등 정상외교 일정이 줄줄이 잡혀 있다”고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러한 외교 일정 등을 염두에 두고 주변에 “정치 공백을 만들 수는 없다”며 총리 자리 유지에 의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방일 기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시바에 대한 지지가 큰 폭으로 올라갔지만, 앞으로 9월 9일 유엔 총회, 10월말 APEC 등에서 한일정상회담이 이어지면서, 이 대통령이 주도하는 한일 협력 확대가 이시바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