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8·22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주자들은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가 시작된 20일 당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대여 투쟁을, ‘찬탄’(탄핵 찬성)파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당 혁신을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특히 김 후보의 우세 속에 ‘찬탄파’의 ‘후보 단일화’ 무산으로 1차 과반후보 가능성이 불투명해 결선 투표 가능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당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는 ‘반탄’ 후보들은 투쟁력을 부각하며 대표 경선에 80%가 반영되는 당심(黨心) 쟁탈전을 벌였다.
특검의 당원명부 압수수색에 반발하며 당사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에 “국민주권과 당원 주권으로 이재명의 폭주를 반드시 멈춰야 하며 전직 대통령의 인권까지 유린하는 정치보복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은 이재명표 폭주 기관차에 깔려 신음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자유대한민국의 큰집으로 세우고, 국민과 함께 반드시 이 대통령을 심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대통령이 정치 특검의 배후”라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한 장 후보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이 중단된 것을 시작으로 사법부와 검찰, 경찰이 정권의 하수인이 됐다”며 “정부·여당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한없이 무뎌진 반면, 전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특검은 갈수록 서슬 퍼런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장 후보는 “특검은 ‘국민의힘 전체 당원명부와 특정 종교단체의 전체 신도 명단을 대조해 보자’며 위법한 요구를 계속하고 있어 명백한 위법 수사이자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찬탄파’ 후보들은 “당을 혁신하려면 ‘반탄파’가 물러나야 한다”며 판세 뒤집기에 나선 모습이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계엄과 탄핵 문제에서 흠결이 없어야 내란 정당이라는 공격을 당하지 않는다”면서 ‘당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 후보를 향해 “(대선에서) 완패한 뒤에도 반성은 커녕 빈번한 말 바꾸기로 일관하며 과거에 머물러 계신 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연일 과격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장 후보에 대해서는 “‘윤어게인’을 추종하며 극단 세력 전한길 씨를 공천하겠다고 하는 분”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조 후보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김 후보와 장 후보는 ‘윤어게인’을 주장하는 전한길 씨를 감싸고 도는 극우 세력”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다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는 “당내에 탄핵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면 당을 나가야 하고, 안 나가겠다고 하면 조경태가 대표가 돼 반드시 내보내겠다”고 말했다.
또한 ‘찬탄파 후보’ 단일화 무산을 두고 안 후보는 “조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문자 한 통 없었다. 진정성에 회의감이 든다”주장했으며, 이에 조 후보는 “안 후보가 지금이라도 단일화에 대한 입장이 명확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한편 현재까지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인 ‘당심’에서는 김 후보가 크게 앞서고 있지만 과반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오는 26일 실시될 결선 투표에서 당 대표가 선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결선투표가 진행되면 ‘반탄파’인 김·장 후보 간 대결이 될 수도 있는 반면, ‘찬탄파’와 ‘반탄파’ 후보들간의 1 대 1로 정면 승부를 벌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누가 2위를 할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더구나 ‘찬탄파’인 조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혁신파 후보’ 간 단일화를 거듭 제안한 상태이며, 이에 안 후보는 후보 단일화에 대해 선을 긋고 있지만, 찬탄파 진영에서는 단일화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버림받는다. 그러면 민주당 정권의 독주와 전횡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킬 수 없다”며 “상식적인 후보들의 연대와 희생이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고 찬탄 후보인 조·안 후보간 단일화를 촉구했다.
특히 한 전 대표는 17일 오전 진행된 청년최고위원 후보인 우재준·최우성 후보 간 단일화 소식을 공유하며 “청년들에게 배운다. 상식적인 후보들의 연대와 희생이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고 단일화를 재차 압박했다.
결선 투표가 진행될 경우,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23일 한 차례 방송토론회를 한 뒤 26일 당 대표를 최종 선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당 대표에 찬탄파 또는 반탄파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은 요동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관심은 ‘반탄파’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씨와 ‘찬탄파’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 전 대표가 과연 어느 후보를 지지할 것이냐도 또 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