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 김건희 구속한 특검, ‘스모킹건’은 뭘까

심원섭 기자 2025.08.13 10:43:23

‘V0’ ‘무소불위’ 김건희 구속…초유의 前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

출범 42일 만의 성과, 향후 여러 혐의 수사도 탄력 받을 듯

 

법원이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해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같은 시기에 구속되는 처지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12‧3 비상계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해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같은 시기에 구속되는 처지가 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오후 늦게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청구된 김씨의 구속영장을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사유로 발부했다.

이에 김씨 관련 의혹을 집중수사 하고있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총 150일 중 수사 개시 42일 만에 ‘V0’라 불리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모든 의혹의 정점에 있는 김씨의 신병을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수사에 속도를 높일 추진력을 얻게 됐다.

이번 구속영장에 적시된 것은 김건희특검법상 16개 수사 대상 가운데서도 물적 증거와 진술이 상당 부분 축적돼 상대적으로 혐의 입증이 쉬운 사건으로 꼽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 청탁 의혹 사건 등 3개다.

김씨는 지난 6일 관련 대면조사에서 이들 혐의를 일체 부인하면서 특검팀이 구속 필요성을 주장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으며, 특히 단순한 부인을 넘어 거짓 진술로 일관한 만큼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었고 법원도 이를 받아들인 셈이다.

따라서 특검팀은 김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앞으로 다음 수사 타깃으로 꼽히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 양평공흥지구 특혜 의혹, ‘집사게이트’ 등에서 의혹의 사실관계를 부인해온 조력자들이 진술을 바꿀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의 최우선 과제는 여러 의혹과 관련해 김씨가 직접 개입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단서를 찾는 것으로 1호 수사 대상이었던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에서는 아직 김씨가 관여했다는 점을 입증할 결정적 단서는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키맨’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강조해 형량 로비를 해주겠다는 혐의(변호사법 위반)로만 구속됐으며, 건진법사 청탁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는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으로 꼽히는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의 실물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고. 특히 통일교 청탁이 의심되는 현안도 광범위해 밝혀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코바나컨텐츠 관련 전시회에 기업들이 협찬을 제공했다는 의혹,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도 아직 수사가 본격화하지 않았으며, 집사게이트 의혹도 특검팀이 규명해야 할 주요 과제지만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특검팀의 수사를 피해 온 ‘집사’ 김예성씨가 12일 전격 입국해 체포됨에 따라 수사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김예성씨는 ‘집사’로 불릴 정도로 김건희 일가의 자금 흐름과 재산 축적 과정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특검팀에서 내놓을 진술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경제공동체’로 묶이는 윤 전 대통령과의 공범 관계를 규명하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최장 20일간의 김씨에 대한 구속기간이 특검팀 수사에 중대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6일 첫 대면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김씨가 구속 후 다른 진술을 내놓을지도 관심인 가운데 특검팀은 조만간 구속된 김씨를 불러 여러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가운데)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침울한 표정으로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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