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내란과의 전쟁 중…여야 개념이 아니다”
사무총장 조승래·정책위의장 한정애…‘실사구시’
“내년 지방선거 승리와 입법 성과 최고 적임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대표의 개혁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정 대표는 4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오후에는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비서관을 만나 당정 간 소통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정 대표는 지난 2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된 직후 비서실장에 한민수, 대변인에 여성인 권향엽, 정무실장에는 김영환 의원을 각각 임명한 데 이어 3일 3선의 조승래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그리고 4선의 한정애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했다. 이날 첫 공식 일정으로 전남 나주 농가를 찾아 수해 복구 활동을 했다.
정 대표는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에서 이 같은 인선안을 의결한 뒤 직접 기자들에게 인사 내용을 발표하면서 “조 사무총장은 충청권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꼼꼼하고 유능한 업무처리 능력을 갖춰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으며, 한 정책위의장에 대해서는 “환경노동 전문가이자, 장관도 경험이 있는 당정 조율의 최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신임 조 사무총장과 한 정책위의장은 당내에서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로 정 대표가 전날 당선 직후 공언한 대로 ‘실사구시형 탕평인사’ 기조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전 유성구갑이 지역구로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등을 지내는 등 당내 전략가로 꼽히고 있는 조 사무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엄중한 시기, 민주당의 역량이 정부 성공과 국민 신뢰를 좌우한다”면서 “당원 주권 시대에 맞는 정당, 명실상부한 여당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정 대표와 함께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강서구병이 지역구로서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한 정책위의장은 “국정과제를 세팅하는 첫 해에 정책위의장이 된 만큼, 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하나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면서 “의원들이 관심 갖는 사안이 혹 국정과제에 포함되지는 않더라도, 그게 국민 삶을 변화시킨다고 한다면 그 또한 과감히 짊어지고 나갈 것”이라고 적극적 역할을 예고했다.
특히 정 대표는 탕평 기조에 따라 당 대표 선거 경쟁자였던 박찬대 의원을 지지한 인사들에게 불이익 없게 하겠다고 밝힌 만큼, 추가 인사에서 박 의원 측 인사들이 등용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정 대표는 “항상 평당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지명직 최고위원 두 명 중 한 명을 평당원에서 뽑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나, 평당원의 최고위원 선출은 전례가 드문 일이라 상세 기준이나 계획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61.74%의 득표율로 38.26%을 얻은 박찬대 후보를 큰 격차로 제치고 전임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3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공석이 돼 남은 임기 1년을 채울 신임 당 대표로 당선됐다.
정 대표는 이날 당 대표 당선 수락 연설을 통해 “내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이 땅에서 윤석열의 비상계엄 내란 사태는 다시는 되풀이돼선 안 된다. 내란 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아직도 반성을 모르는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과 그 동조 세력을 철저하게 처벌하고 단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검찰·언론·사법 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TF)을 즉각 구성해 오는 추석(10월 6일) 전 입법 완료하겠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뒷받침할 것이며, 전쟁 위협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 그래서 국정이 안정되고 경제도 살아나 성장·발전·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당 대표로서 분골쇄신 최선의 노력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정 대표는 수락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과의 관계에 대해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 중이며, 여야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헌법을 파괴하고 실제로 사람을 죽이려고 한 데 대한 사과와 반성이 먼저 있지 않고서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국민의힘과의 일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또한 정 대표는 당내 국힘의힘에 대한 위헌 정당 해산 요구와 관련해 “내란특검을 통해서 윤석열 내란 수괴 피의자뿐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의 내란 동조 세력과 내란 방조자, 내란 협력자들이 있다는 게 밝혀질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위헌 정당 해산심판 청구를 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