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자문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서비스를 통해 말기 암 환자의 삶의 마지막 여정을 동행한 보호자가 의료진에게 깊은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해당 환자는 대장암의 다발성 전이로 전신쇠약, 극심한 통증, 식사 곤란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외래를 내원했다. 주치의는 입원을 권유했지만 환자와 보호자는 입원하면 퇴원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귀가를 원했다. 이에 자문형 호스피스가 개입해 호스피스 서비스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가정형 호스피스를 연계해 자택에서도 돌봄이 가능하도록 지원했다. 이후 통증 조절이 점차 어려워지자, 좀 더 적극적인 완화적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 입원을 결정하게 됐다.
비록 일반 병동으로의 입원이었지만, 자문형 호스피스 서비스를 통해 입원형 호스피스에 준하는 돌봄을 받을 수 있었고, 보호자는 환자와의 마지막 한 달을 의료진들의 지지와 도움으로 따뜻하고 소중하게 보낼 수 있었다며 감사의 편지를 완화의료팀과 병동에 각각 전해왔다.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진심 어린 메시지가 담겨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의 남편과의 시간은 제 삶의 가장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귀하게 마무리하게 해주신 완화의료팀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옆을 지켜주신 선생님들께 제가 숨 쉬는 마지막 날까지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많은 힘든 암 환우와 가족들에게 선생님들의 사랑의 치료는 마지막까지 조용히 어둠을 밝혀주는 촛불과 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또한 입원한 병동 간호사들에게도 다음과 같이 따뜻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욕창없이 오래 누워있던 남편의 상태는 선생님들의 따뜻한 손길 덕분이었습니다. 덕분에 남편은 가끔 웃음도 짓고 많이 고마워했습니다. 남편이 운명하고 나서도 정성스럽고 정갈하게 상태를 정돈해주시던 손길도 잊을 수 없습니다”
한편 의학원은 올해 1월 말부터 자문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말기 암 등 호스피스 서비스가 필요한 50여 명의 환자에게 전문적인 돌봄을 제공해왔다. 자문형 호스피스 서비스는 신체증상관리 자문, 심리적/사회적/영적지지, 생애말기 돌봄계획 및 상담지원, 임종 준비 교육 및 돌봄 지원, 자원 연계/경제적 지원, 재가 서비스 연계 등 다양한 항목을 포함하며, 환자와 보호자의 상황에 맞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완화의료팀 이하영 팀장(혈액종양내과 과장)은 “많은 분들이 호스피스는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야만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인식하지만, 자문형 호스피스는 말기 환자가 일반병동에 입원 중이거나 외래 진료를 받을 때에도 전인적 돌봄이 가능하다. 비교적 이른 시점에 개입해 환자와 가족들이 돌봄의 방향을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의학원은 올해 하반기에 보건복지부의 호스피스 전문기관 지정을 준비 중이다. 호스피스 전문기관으로 지정되면 말기 섬망 환자나 임종 환자가 가족들과 함께 조용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1인실 병실 이용료가 지원되며, 향후에는 미술치료, 음악치료 등 통합요법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앞으로도 ‘삶의 마지막까지 환자와 가족의 품위와 존엄을 지키는 돌봄’을 목표로, 보다 전문적이고 따뜻한 완화의료 서비스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