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상민 전 검사 소환 조사…김건희 총선 공천개입 의혹 조사 임박
명태균-김건희 통화 복기…김 “김상민 창원 의창구 출마 도와달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의 공천개입 및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지난해 총선 당시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나선 김상민 전 검사를 조사해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공천개입 의혹 조사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서초동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 18일 김 전 검사를 불러 조사해 김씨가 지난해 4·10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남 창원 의창구 선거구에 김 전 검사가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위해 당시 현역 의원이었던 김영선 전 의원을 김해갑으로 옮겨 출마하도록 했다는 게 주 내용이다.
이와 관련 명씨가 지난 2월 17일 변호인을 통해 ‘작년 2월 16∼19일 5∼6차례에 걸쳐 통화한 내용’이라며 ‘김건희와 마지막 텔레그램 통화 48분’이라는 제목의 통화록 복기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김씨는 “김상민 (전) 검사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때 정말 고생 많이 했다. 김상민이 창원 의창구 국회의원 되게 도와 달라. 김영선은 어차피 컷오프”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 전 검사는 윤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시 중앙지검 특수3부에 있었고, 지난 2019년 조 전 장관 수사에도 일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명씨는 원래 김 전 의원을 도우려고 했으나 당시 김씨로 부터 ‘김 전 검사가 국회의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명씨가 “비례대표도 아니고 평생 검사만 하다가 지역도 모르는 사람을 지역구 국회의원 공천을 주면 총선에서 진다. 이 추세로 가면 110석을 넘지 못한다”고 반대하자 김씨가 “아니다. 보수 정권 역사 이래 최다석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하는 대목도 있었다.
그리고 명씨는 지난해 2월 18일 김씨가 김 전 의원에게 ‘창원 의창구에 김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하자 김 전 의원이 ‘지난 대선 때 내가 얼마나 죽을힘을 다해 도왔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나’라고 분노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검찰이 확보한 명씨와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 강혜경 씨의 같은 날 오후 9시 38분께 통화 녹음파일에는 명씨가 “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 왔어. 그러니까 빨리 기사 내서 그 기사를 여사한테 줘야 돼”라며 “지역구 변경이 보도돼야 한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명씨가 김씨에게 “김해에서 5선 의원이 경선에서 떨어지면 조롱거리가 될까 두렵다”, “지난 대선 때 제가 몸이 부서져라 대통령님을 도왔다”며 경선 대신 단수 공천을 요청한 텔레그램 메시지도 확보했으며, 결국 김 전 의원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이었던 김해갑으로 옮겨 출마한다고 발표했지만, 김상민·김영선 두 사람 모두 공천에서 탈락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창원지검으로부터 명씨 관련 일부 사건을 넘겨받은 직후인 지난 2월 말께 김 씨 측에 검찰청사에 나와 조사받을 필요가 있다고 전한 jt으로 알려졌으며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한 관계자 조사를 끝내는 대로 김씨와 대면조사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이 명품가방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면서 김씨를 검찰청사가 아닌 외부 보안시설에서 조사한 것을 두고 특혜 논란이 거셌던 데다 윤 전 대통령이 헌재에서 파면되면서 신분 변화가 생긴 만큼 이번 조사는 청사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김씨를 조사한 뒤 불소추 특권이 사라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