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국회 공식 기구인 한미의원연맹이 여야 의원 162명으로 구성돼 10일 창립총회를 열고 국민의힘 조경태·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공동 회장을, 국민의힘 조정훈·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간사를 맡아 공식 출범했다.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지도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창립총회에서 우 의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한미의원연맹 출범은 대한민국 사회에 한미동맹에 대한 인식이 깊숙하고 광범위하게 초당적 지지를 통해서 만들어져 왔고, 또 그런 역사는 흐트러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우 의장은 “특히 미국의 신(新)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하나둘 시행해 나가는 속에서 각국과 기업들이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며 “많은 나라가 ‘굿 캅, 배드 캅’으로 총력을 다하고 있는데, (우리도) 필요하면 정부와 국회가 역할도 나누면서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축사를 통해 “(한미동맹을) 경제·기술·산업·공급망·우주 등의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가치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며 “입법부 차원에서 전략적 연대가 이뤄질 때 대한민국의 외교력은 시너지를 내며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도 축사에서 “지금 대한민국의 여러 정치적 혼란과 어려움 속에서도 여야가 힘을 합쳐서 한미의원연맹을 창립한다는 것은 참으로 뜻 깊다”며 “72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상생과 번영을 위한 좋은 의회 외교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국민의힘 몫 공동회장인 조경태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미국에서는 의원 개개인으로 (교류)하는 것에 대해서는 앞에서는 반갑게 맞이하고 웃지만, 그것은 (양국 관계에) 크게 영향력을 주지 않고 미국에서 원하는 것은 여야가 함께 하는 것”이라며 “한미의원연맹에서 초당적 협력을 통해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다짐하며 의원 외교 강화, 첨단산업 발전 로드맵 발굴 등 비전을 제시했다.
민주당 몫 공동 회장을 맡은 정동영 의원도 인사말을 통해 “제헌 국회에도 없었던 한미의원연맹이 22대 국회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출발한다”면서 “여야 간 활발한 소통과 활동과 실질적 한미의원 외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의원연맹은 향후 한미 의회 간 정기적 교류뿐 아니라 공동 연구와 포럼 등을 통해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고 정책적 공조를 확대해나갈 계획인 가운데 특히 여야 의원들이 각자 미국 내 특정 지역을 전담해 각종 정부·의회·민간 교류 현안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 외교부장관은 “한미의원연맹이 미국 내 주요 주(州)들, 그중에서도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주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점은 대미 외교의 외연 확대를 위해 매우 고무적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기대했다.
그리고 안 산자부장관도 “정부, 국회, 민간이 함께 힘을 합쳐 일관되고 전략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이어진 창립행사에서는 한미동맹과 의회 간 협력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 대리와 전재성 서울대 외교학 교수 간 특별 대담이 열리기도 했다.
한편 한미의원연맹 창립은 지난 2023년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동맹 70주년을 맞아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 한미동맹 70주년 결의안 채택을 합의하고 연맹 구성에 힘을 보태달라고도 당부하면서부터 강하게 추진했다.
한미의원연맹의 첫 공식 활동은 오는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케빈 매카시 미국 전 하원의장의 국회 방문을 맞이하는 것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 자리에는 우 의장과 여야 공동회장인 조·정 의원이 함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주한미국대사 및 주한미사령관과의 간담회 정례화, 한미 의원 친선 야구단 구성, 한미일 의회 및 기업·싱크탱크 간의 교류를 목표로 하는 ‘한국판 다보스포럼’ 추진 등의 활동을 이어나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