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독해진 한동훈?…尹과 ‘빈손 회동’ 다음날, 친한계 22명과 만찬
참석자들 “결속 다지고 정국 엄중 인식…김여사 특검 논의는 안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빈손 회동’한 지 하루 만인 22일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을 긴급으로 소집해 만찬을 함께해 주목된다.
한 대표가 이날 오후 가까운 인사들에게 제안해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즉석 만찬 회동’에는 당내 최다선인 6선의 조경태 의원을 비롯해 송석준, 서범수, 김예지, 김형동, 박정하, 배현진, 장동혁, 고동진, 김건, 김상훈, 김소희, 박정훈, 안상훈, 우재준, 유용원, 정성국, 주진우, 진종오, 최보윤, 한지아 의원 등 현역 의원 21명에다 원외인 김종혁 최고위원까지 총 22명이 참석했다.
앞서 한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부인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이른 바 ‘한남동 라인’으로 일컫는 대통령실 8명의 참모진에 대한 인적 쇄신을 비롯해 김 여사의 활동 잠정 중단과 의혹 규명 협조 등 세 가지 사항을 건의했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이같이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특별한 성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친한계 의원들을 소집한 것은 향후 김 여사 이슈 대응 등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에 대해 직접 설명했으며, 이어 ‘잘해보자’는 취지의 건배사를 한 뒤, 만찬이 끝나갈 무렵에는 “사안의 엄중함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함께 힘을 합쳐서 잘 극복해 나가자”고 당부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특히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당선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강화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정국 돌파 의지를 밝혔다.
한동훈 체제 출범 이후 한 대표와 친한계 인사들이 공식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6일 이후 두 번째로서 이날 만찬을 마친 뒤 당내 최다선인 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어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만난 뒤 여러 가지 상황들을 심각하게,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지만 김 여사 특검법이나 이탈표 가능성과 관련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한 참석 의원은 “어제 한 대표 측에서 원탁 마련을 요청했는데도 (대통령실이) 테이블을 그런 것(직사각형)으로 해줬지 않느냐”고 회동 이후 불거진 대통령실의 ‘한 대표 홀대 논란’과 관련한 불만도 표출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특히 다른 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우리 의원들을 믿는다’고 했지만 ‘우리당’으로 생각하느냐. (김건희 특검) 거부권이 국회로 넘어오면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내비쳤다.
반면, 다른 한 참석 의원은 “한 대표가 국민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이고, 자신감이 좀 있어 보였다”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이야기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또한 또 다른 한 의원은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어서 많이 바쁜 상황인데도 몇 시간 만에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은 그만큼 한 대표가 힘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란 의미 아니겠느냐”면서 “한 대표와 친한계 인사들은 이 같은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우리나라 3대 사찰인 범어사를 비롯한 부산역 인근 전통 시장을 방문한 뒤 부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 일부와 저녁 식사를 함께할 예정이었으나, 의원들의 국정감사 일정 등으로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