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한남동 7인방' 실체는? '진실공방' 가열

심원섭 기자 2024.10.16 13:15:13

김건희 여사 문제 놓고 국민의힘 자중지란

‘한남동 7인방’ 실체 있나? 진실공방 가열

한동훈 측 “김 여사 문제 공론화 불가피”

친윤계 “집권 여당 대표가 당내 갈등 부각”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운데)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동훈 대표.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인사들을 일컫는 ‘한남동 라인’ 7인방의 실제 존재 여부와 인적 쇄신 문제를 제기해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말로 예정된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김 여사의 ‘한남동 라인’을 겨냥해 인적 쇄신을 요구했으나, 대통령실은 “대통령실의 라인은 ‘윤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당내에서도 친윤석열계와 친한동훈계가 정면으로 맞서는 등 계파 갈등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앞서 한 대표는 최근 김 여사 리스크와 관련해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하기 위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데 이어 14일 최고위원회의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가)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지 않나.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면서 “국민들은 김 여사 라인이 존재한다고 기정사실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는 국정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직격했다.

한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재보선을 앞두고 ‘정권 심판론’이 부상하면서 보수 강세 지역인 부산 금정구까지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언 수위를 높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단순히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필요성을 언급한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대통령실 내 김 여사와 가깝다고 지목된 인사들을 정리할 것을 요구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앞서 한 대표는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선 검찰의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촉구한 바 있으며, 특히 친한계는 “대통령실내 김 여사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남동 라인’이 7명보다 더 많다”고 예상하면서 공세를 강화했다.

이들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 내외를 도왔거나 수행했던 인사들 가운데 현재 대통령실 비서관과 행정관으로 기용된 인사들로서 김 여사 주변에서 직·간접적으로 소통하며 정책이나 인사 등 국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친한계 한 인사는 15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한남동 라인’은 비서관, 행정관 등 다 직책이 있다. 이들이 그 직책의 직무 범위를 벗어나서 부적절한 정치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정무나 공보 라인에 있지 않음에도 부적절한 정치행위를 직무 범위를 벗어나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인사는 “일례로 총선이 끝나고 대통령실 비서실 개편 문제가 나왔을 때, 어느 날 새벽 느닷없이 양정철 비서실장, 박영선 국무총리(설이) 일부 언론에 단독 보도를 달고 나왔다”면서 “당시 인사위원장이었던 이관섭 비서실장이 출근하자마자 대변인실 알림 공지를 통해서 ‘근거 없는 기사고 사실상 오보’라고 공지했지만, 일부 참모들은 ‘이 실장이 잘 모르고 하는 얘기다. 그 얘기(보도)가 맞다’는 식으로 기자들에게 얘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친윤계는 한 대표를 비롯한 친한계의 이같은 공개 비판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오히려 한 대표에게 ‘도곡동 7인회’부터 쇄신하라고 반격했다.

윤석열 정권 초기에 이른 바 ‘핵심 윤핵관’(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평가받았던 한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한 대표와 측근들이 한마디씩 툭툭 내뱉으면 언론은 이를 빌미로 기사화하고 있다”며 “이것은 정치인가 아니면 평론인가. 재보선을 앞두고 총선백서조차 못 내놓고 있으면서, 이처럼 평론수준의 정치나 하는 것이 당 대표와 그 측근의 역할인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민주당의 뻔한 수작에 당하면서도 ‘난 달라’ 고매한 척하고 있으니 측은한 심정”이라며 “‘도곡동 7인회’ 같은 참모진이 모은 의견이 겨우 그 정도라면 인적 쇄신은 대표실이 우선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국민의힘 내부의 진영별 갈등 상황에서 16일 치러지는 재보선 결과는 수면 위로 떠오른 여권 내부 갈등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만약 국민의힘이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친한계와 친윤계는 각각 ‘정부 책임론’과 ‘한동훈 책임론’을 주장하며 패배 책임을 서로에게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17일 발표가 유력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도 변수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릴 경우, 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재발의할 예정인 가운데, 각 계파가 표결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주목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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