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시바, 첫 만남에서 北 지원세력 엄중경고” 대통령실 밝혀

40분 회담 … “한국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 강력지지”

최영태 기자 2024.10.11 10:17:22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신임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열어 한일 협력 흐름을 이어가자는 데 공감했다고 대통령실이 10일 발혔다.

한일 정상의 만남은 지난 1일 이시바 총리가 취임한 지 9일 만에 성사됐으며, 이시바 총리에게는 윤 대통령과의 회담이 취임 후 외국 정상과 한 첫 양자 회담이기도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언론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내년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셔틀외교를 활발히 진행하면서 양국 국민 간의 교류를 촉진해 나가자고 했다"며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 정상은 양국 국민의 연간 1천만명 방문 시대를 맞아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안보 분야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경보정보(warning data) 실시간 공유체계'를 면밀히 계속 가동해 나가기로 했다.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는 한미일 3국이 북한의 미사일의 ▲ 발사 추정 지점 ▲ 비행 궤적 ▲ 예상 탄착 지점 등 3가지 경보 정보를 공유하며 한 몸처럼 대응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한미일 정상은 지난 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를 연내 가동하기로 합의했으며, 지난해 12월 한미일 간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가 가동에 들어갔다.

두 정상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 역시 불법적이며 동북아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나아가 전 세계 평화와 안보의 위협이라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의 한 호텔에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한 책임을 한일과 한미일 3국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한과 북한을 지원하는 세력에게 엄중한 경고 메시지가 발신되도록 한일 양국이 협력하기로 했으며, 이시바 총리는 우리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수소·암모니아·퀀컴·양자 분야에 걸친 첨단 기술협력과 공동연구 사업을 잘 진행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다만, 한일 과거사 문제나 양국 정상의 상대국 방문, 7광구 문제,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제안 등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이 첫 만남이었기 때문에 과거사 등의 문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며 "일본이 총선을 앞두고 있기도 해서 선거 이전에는 고위급 교류에 대한 논의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큰 줄기에서 양국 관계를 평가하고 내년 이후 양국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60주년을 맞이할 수 있는지, 안보 협력에 대해 어떤 문제 의식을 가졌는지 등에 대해 양국 정상이 기존의 협력 메커니즘을 짚어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연내 한미일 정상 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서도 "미국도 다음 달 대선이 앞두고 있다"며 "한미일 정상회의는 11월 미국 국내 정치 일정 이후 본격화될 수 있기 때문에 오늘 한일 양자 차원에서는 그 논의는 아꼈다"고 말했다.

이날 양국 정상의 첫 정상회담은 오후 3시 45분부터 약 40분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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