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김종인-이준석...‘명태균의 입’ 놓고 ‘폭탄 돌리기’

심원섭 기자 2024.10.10 13:06:19

누가 '명태균' 소개했나?... 서로 다른 주장

명태균의 ‘尹 탄핵’ 발언에도 ‘무대응’ 일관

野 “격노해야 할 사안에 소극적 대처 의문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 명태균씨. (사진=명세균 SNS 캡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연일 터트리고 있는 ‘명태균의 입’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으나 용산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와의 친분 관계를 일축하는 입장을 내놓자, 관련자들은 ‘거짓말’ ‘헛소리’ 등으로 공개 반박하고 나섰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입당 전인 지난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당 고위당직자가 명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봤다”면서 “(그러나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문자와 전화를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 의원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지칭했다는 말이 나왔다.

앞서 대통령실 한 고위관계자도 언론을 통해 “명태균은 2021년 7월경 대선 때 돕겠다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윤 대통령) 서초동 집에 찾아와 처음 만났다”면서 이 의원이 명씨를 처음 소개했다는 취지로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언론에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로 인용하는 사람이면 정진석 비서실장쯤 될 텐데 말조심하라”고 반박하면서 “이준석이 명태균을 윤석열 총장에게 소개했다면서 명태균이 이준석한테 윤석열 총장에게 사과하라고 하나요”라면서 자신과 명씨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공개했다.

그리고 이 의원이 “이미 제보자 E씨는 김영선 의원이 윤석열 총장에게 명태균 대표를 소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익명 속에서 공작하려는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확히 파악하고 발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이 의원의 반박을 재반박하는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통해 명씨를 만났다”며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고 거듭 이 의원은 지칭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면서 “대통령이 당시 두 정치인을 각각 자택에서 만난 것은 그들이 보안을 요구했기 때문이며 명씨가 대통령과 별도의 친분이 있어 자택에 오게 된 것이 아니다”라고 윤 대통령과 명씨가 가까운 사이라는 일각의 주장 및 시각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또 다시 반박에 나서 “대통령은 장제원 의원 등을 통해 단일화를 추진하던 상황이었다. 명태균이 어느 쪽의 요청으로 그런 일을 했는지 잘 알면서 장난치지 말라”면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추정되는 고위관계자가 거짓말쟁이가 되는 상황은 피해야 하지 않겠나. 다시 대통령께 확인하고 언론에 응대하라”고 꼬집으면서 “추후에 거짓이 다시 나오면 가진 모든 수단을 통해 거짓을 입증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전 비대위원장도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 명씨가) 얼마나 친한지는 모르겠는데, 2021년 7월쯤 윤 대통령과 처음 만날 적에 밥 먹자고 해서 갔더니 거기에 명태균이 있었다”면서 “그 자리는 (윤 대통령) 자택이 아닌 식당이었고, 김건희 여사도 있었으며 이 의원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종인이 명태균을 소개해 줬다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말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 사람들이 변명하느라 헛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명씨를 누가 먼저 알았느냐를 두고 윤 대통령, 김 전 위원장, 이 의원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는 상황과 관련해 국민의힘 한 고위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이준석 의원이 데려온 명태균을 2021년 7월 초에 처음 본 것으로 안다. 대통령은 거기서 이준석도, 명태균도 처음 본 것”이라면서 “분명한 건 김 전 위원장과 이 의원이 대통령보다 먼저 명태균을 알고 있었으며, 윤 대통령이 두명에게 명태균을 소개해 주는 입장은 아닌 것”이라고 대통령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또한 이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첫 만남에 대해 “(윤 대통령 서초동 자택인) 아크로비스타 지하에 있는 고깃집으로 알고 있다. (명씨가) 아크로비스타에 사는 어떤 교수 한 분이랑 같이 코바나컨텐츠를 찾아와서 ‘김종인 박사를 잘 안다, 고견을 들어보라’고 주선해서 이뤄졌던 것으로 추측한다”며 “당시 김 여사는 동석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터트린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잇따라 윤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를 폭로하며 ‘대통령 탄핵’까지 운운하는데도 대통령실이 무기력하게 대응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강경대응 한 ‘바이든 날리면’ 논란, 천공 개입 의혹 등에 대한 법적 조치와는 대조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실의 반응이 정말 ‘드라이’하다”면서 “그간 무슨 일만 있으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뉴스가 많았는데, ‘탄핵’이니 ‘하야’니 하는 사안은 격노에 격노를 해야 할 사안임에도 대통령실이 가만히 있는 것은 그만큼 (의혹에 대한 대응이) 취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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