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독립운동 단체들, 윤 대통령 주최 광복절 행사에 “불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항의 차원

최영태 기자 2024.08.09 13:34:57

신임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된 재단법인 대한민국역사와미래의 김형석 이사장. (사진 = 재단법인 대한민국역사와미래 홈페이지 캡처)

일부 독립운동단체들이 신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에 반발해 8·15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25개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들의 합동 모임인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의 민성진 사무총장은 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행정안전부의 광복절 기념행사 초청장은 받았지만, 항단연 소속 단체들은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며 "항단연 집행부가 그렇게 결정했고, 모든 소속 단체가 이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항단연 소속 단체는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3·1독립유공자유족회,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등이다.

앞서 항단연은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김형석은 대한민국임시정부와 독립운동을 부인하고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라 찬양하는 전형적인 뉴라이트 인사"라며 "이념과 정체성에 맞지도 않는 독립기념관장직을 스스로 내려놓는 것이 아름다운 선택"이라며 김 관장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한편 광복회는 광복절 전날인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초청으로 열리는 독립운동가 후손 오찬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이어, 15일 광복절 정부 기념식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복회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제시기 우리 민족의 국적이 일본이라고 하면서 식민 지배를 정당화한 사람이 독립기념관 관장에 앉아 있는 한, 광복의 기쁨을 기념하는 오찬 초청에 갈 의미가 없다"며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연구는 자유지만 독립기념관 침범은 안 돼"


이종찬 광복회장은 지난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관장 임명과 관련해 "인사가 이런 식으로 가는 건 용산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연구는 학문의 자유니까 마음대로 해도 좋지만, 독립기념관으로 와서 침범해서는 안 된다"며 "독립기념관을 마치 1948년도 건국기념관으로 만들고 싶은 것으로밖에 인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은 지난 8일 취임식 뒤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뉴라이트라는 얘기를 이번에 처음 들어봤다"면서 "왜 사퇴하라고 하는지 모르겠고, 사퇴할 이유나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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