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3명 중 2명은 ‘한국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물론, 특히 ‘사법과 행정 시스템’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컸으며, 불공정이 발생한 원인으로는 ‘부정부패’라는 답변이 가장 높았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지난 2014년 이후 매년 실시하고 있는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Ⅹ)-공정성과 갈등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8월 19~75세 남녀 3천95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한 ‘2023년 사회갈등과 사회통합 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보사연이 조사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6~8월 실시한 이 조사 결과, ‘우리 사회는 공정한 편’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이 34.9%, 반면 3명 중 2명꼴인 나머지 65.1%는 ‘공정하지 않은 편’이라고 부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영역별로 살펴보면 ‘대학입시의 공정성’에 대한 부정적인 답변이 27.4%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 반면, ‘사법·행정 시스템’ 56.7%, ‘기업 성과 평가 및 승진 심사’ 57.4% 등으로 ‘공정성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자가 절반 이상으로 많았으며, ‘신입사원 채용이 공정하지 않는다’라고 답변한 사람도 43.4%로 나타났다.
이어 ‘불공정’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기득권의 부정부패’가 37.8%로 가장 많이 꼽혔으며, 이어 ‘지나친 경쟁 시스템’ 26.6%, ‘공정한 평가 체계의 미비’ 15.0%, ‘공정에 대한 사람들의 낮은 인식’ 13.0%, ‘계층이동 제한과 불평등 증가’ 7.6%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일터에서의 여성, 장애인, 청년에 대한 처우의 공정성에 대해 살펴본 결과 여성, 청년에 대한 처우의 경우 65.3%와 62.6%가 ‘매우 혹은 비교적 공정하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한 장애인에 대한 처우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45.1%만 긍정적으로 답변 했다.
또한 여성에 대한 처우에 대해서는 남성의 71.3%가 ‘공정하다’고 생각한 반면, 여성 가운데서는 59.2%가 ‘공정하다’고 답해 남녀간 생각 차이가 비교적 컸다.
그리고 ‘한국 사회가 불공정하다’는 인식은 ‘공정함’이라는 가치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청년(62.1%) 보다는 중장년(67.9%)에게서 오히려 많았으며, 노년층은 59.4%로 부정적 인식이 가장 적었다.
아울러 청년들은 청년 세대 내에서 남녀 갈등(52.6%), 계층 갈등(55.4%), 정치적 이념 갈등(50.8%)이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이중 65.6%는 이런 갈등이 언론, 정당, 기성세대 등 특정 집단에 의해 부추겨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이 보고서는 “불공정은 상대적으로 사회·경제적 지위에서 불리한 입장에 있거나, 권력과 경제력에서 상위를 점하지 못한 다수의 사람에게 열패감을 심어준다”며 “공정성을 강화해 사회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면 사회갈등을 낮추고 부정적인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