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구인다나오 주(州)에 일대에 계엄령이 선포된 이후 5일 치안부대가 주를 완전 장악하고, 지난주 정치학살을 주도한 고위 공직자 등 9명을 연행했다.
민다나오 동부 경찰서의 레이문도 페레르 서장은 “오늘 아침 대통령궁에서 계엄령이 선포된 이후 우리는 마구인다나오를 완전히 장악했다”며 “주내 모든 관공서를 군이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페레르 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이 언급하고 “계엄령에 대한 지휘관이 아직 임명되지 않았지만, 군 최고 사령관과 군인들이 주도인 샤리프 아구아크로 이동해 와 공식적으로 점령을 선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계엄령의 목표는 마구인다나오 학살사건에 가담한 주모자와 공모자를 검거하고, 그들의 가택과 재산에 대한 검색하는 것”이라며 “범죄에 관련된 100명을 수색 중이며, 현재 주모자들은 검거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이번 계엄령을 통해, 민간인 57명이 살해된 지난 11월23일 학살사건에 대한 당국의 수사에 힘을 실었다.
이날 검거된 9명은 대부분 이 지역의 권력을 장악한 암파투안 일가의 사람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구인다나오 주지사를 3차례 역임한 안달 암파투안과 그의 아들이자 무슬림민다나오자치구 주지사인 잘디 암파투안, 현 마구인다나오 주지사인 사지드 암파투안 등이 치안군에 의해 전격 체포됐다.
아그네스 데바나데라 필리핀 법무장관은 “검거된 9명은 법원의 구속영장이 없이 구금할 수 있는 기간인 3일간 구금상태에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암파투안 일가는 지난주 여성 22명을 포함해 57명이 살해된 끔찍했던 정치학살의 배후로 지목돼 왔다. 이들은 내년에 열리는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러 선거위원회를 찾은 예비 후보자의 부인을 무참히 살해했다.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용의선상에 오른 다투 언세이 시장 안달 암파투안 2세는 이미 수사 당국에 체포된 상태다.
한편 학살사건 이후 필리핀 정부는 수천 명의 치안부대원들과 1000여명의 경찰을 배치해 암파투안 일가의 개인 사병에 대한 무장해제에 착수했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