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23일 자살하기 전에 "너무 힘들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겨 극심한 심적 고통을 시사했다.
경남경찰청은 "노 전 대통령이 오전 5시 10분께 사저 안에 있는 컴퓨터에 유서를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이 경호원 1명과 사저를 나선 시간이 5시 45분 경인 것으로 보아 집을 나서기 30분 전쯤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은 "돈문제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이 부분은 깨끗했다"며 "나에 대한 평가는 먼 훗날 역사가 밝혀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나름대로 국정을 위해 열정을 다했는데 국정이 잘못됐다고 비판받아 정말 괴로웠다. 아들 딸과 지지자들에게도 정말 미안하다"며 "퇴임 후 농촌 마을에 돌아와 여생을 보내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아 참으로 유감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 동안 너무 많은 사람을 힘들게 했다. 책을 읽을 수도 없다"며 "원망하지 말아라. 삶과 죽음이 하나 아니냐. 화장해 달라. 마을 주변에 작은 비석을 하나 세워달라"고 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힘들었다고 밝힌 이유는 지난달 박연차 사건에 연루돼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고, 측근들과 가족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