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중앙)가 4일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로운미래(새미래) 이낙연 공동대표가 지난 설연휴 내내 친문(친문재인)계 현역 의원 영입을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닌 발걸음과는 무색하게 공들여온 ‘친문 핵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탈당’을 ‘약속’한지 불과 몇시간 만에 당잔류로 ‘회군’함으로써 영입이 결국 물거품 되는 바람에 새로운미래의 ‘세 불리기’가 다시 한번 좌초를 겪었다.

이에 이 공동대표는 4일 고심 끝에 광주시의회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출마를 공식화했으나 호남 지역 지지율마저 한자릿 수에 묶여 있는 답답한 상황이어서 세 확장에 사활을 걸었던 이 공동대표의 총선 구상에 제동이 걸려 이제는 민주당을 탈당한 설훈·홍영표 의원이 주도하는 ‘민주연대’와 통합에 기대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 공동대표는 지난 3일 광주를 방문해 광주지역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었으나 임 전 실장의 민주당 이탈 가능성을 높게 보고 기자회견을 연기하는 등 임 전 실장의 새미래 합류에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이다.

그만큼 임 전 실장이 새미래에 합류할 경우 ‘민주당 정신 회복’을 기치로 ‘반명’ 세력이 모여 총선 구도에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홍·설 의원이 주도하는 ‘민주연대’도 비명계 현역들과 세규합에 나선 상황이어서 이들이 한데 뭉친다면 민주당 분당이 현실화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임 전 실장은 이 공동대표와 ‘화기애애한’ 회동을 한지 불과 몇시간 만에 자신의 SNS를 통해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고 사실상 민주당 잔류를 결정하자 민주당으로서는 일단 파국을 면한 반면, 새미래에는 먹구름이 끼는 형국이어서 정치권에서는 이 공동대표에 대해 ‘닭 쫓다 지붕 쳐다 보는 격’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와 관련, 새미래측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4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임 전 실장이 전날(3일) 저녁 7시까지만 해도 새미래 합류를 전제로 민주당 탈당을 이 공동대표에게 약속했다”면서 “그런데 아침에 전화를 안받고 SNS에 민주당 잔류 의사를 밝혔다. 밤 사이에 입장이 바뀐 것 같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가 4일 오후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장에 앞서 목이 마른 듯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리고 이 대표도 임 전 실장의 민주당 잔류에 대해 “그동안 민주 세력의 확산을 위해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길을 넓히려 많이 노력했지만 이젠 더 이상 좌고우면할 수 없다. 직진하겠다”고 말해 설·홍 의원이 주도하는 민주연대와 통합으로 방향타를 돌릴 것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이 공동대표는 “국회의원 선거를 광주에서 출마해 치르기로 결심했다. 광주·전남 시도민이 저에 대해 많이 아쉽고 서운해 하신다는 것을 잘 안다. 제가 부족한 탓”이라며 “부디 어머니 같은 고향의 마음으로 받아 주시기 바란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처럼 이 공동대표로서는 현재 상황은 녹록치 않지만 출마 지역구를 확정하고 본격 유세전에 들어가면 민심이 새미래로 향해 바람몰이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이 공동대표의 광주 출마는 새미래의 호남 확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가늠자이자 자신과 당의 미래를 건 정치적 승부수인 만큼 유세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출마 지역에 대해 새로운미래 한 고위관계자는 5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출마 지역은 개혁신당 양향자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광주 서을이나 친명계 민주당 민형배 의원 지역구인 광주 광산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당 지도부 차원에서 좀 더 전략적인 논의를 거쳐 이 공동대표의 지역구를 확정하기로 했다”면서 “지역구가 확정되면 호남 민심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