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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비즈] 고 이건희 회장의 문화강국 꿈…삼성리움미술관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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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4.01.03 09:49:50

이건희의 문화보국 정신 담긴 리움미술관
개관 20년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
한국 고미술부터 해외 아티스트 전시까지
동서양 작품 망라된 문화쉼터로 자리매김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에 국내 다양한 전통 미술작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손정호 기자)

할 거 많고 볼 거 많은 바쁜 시대. CNB뉴스가 시간을 아껴드립니다. 먼저 가서 눈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합니다. 이번에는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 문화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삼성리움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편집자주>




삼성문화재단이 리움미술관(서울 용산구 이태원 소재)을 리모델링 해 새롭게 재개관하고, 우리나라 국보급 미술품뿐 아니라 MZ세대가 좋아하는 현대미술까지 다양한 전시를 개최하고 있어 주목된다.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1965년에 설립한 삼성문화재단은 그동안 동서양의 고전과 현대미술 작품을 보존하고 문화예술계를 후원해왔다. 고(故) 이건희 회장도 1982년 호암미술관에 이어 2004년에 리움미술관을 개관하며 문화 사랑 전통을 이어갔다.

특히 2020년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자 유족들은 이 회장이 소장했던 2만 3000여점의 작품을 기증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028년까지 서울 송현동 부지에 삼성가(家) 기증품을 전시·보존할 미술관(일명 이건희기증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 같은 삼성가의 오랜 문화사랑 풍토가 오늘날 리움미술관의 새로운 탄생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기자는 지난달 22일 시민들의 새로운 문화쉼터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리움미술관을 방문했다.

 

(왼쪽부터) 리움미술관 로비 공간, 아트샵, 커피숍. (사진=손정호 기자)

거대한 미디어월이 있는 로비의 기다란 의자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중년부터 2030세대, 외국인까지 다양한 인종과 연령대의 방문객들이 전시를 감상하고, 아트샵과 커피숍을 이용하며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리움미술관의 프론트데스크에서 전시 티켓을 받으니,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을 활용한 디지털 가이드를 받을 수 있었다. 디지털 가이드를 들고 걸음을 옮기니, 초광대역 무선통신(Ultra Wide Band, UWB) 기술이 탑재된 지도 솔루션으로 기자가 서 있는 곳에 있는 작품의 이미지와 정보가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나타났다.

리움미술관은 우리나라 고미술 작품을 위한 상설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1층부터 4층까지 층별로 주제에 맞춰 감상할 수 있었다. 1층에 위치한 ‘권위와 신앙, 화려함의 세계’ 전시장에서는 우리 선조들의 영혼이 깃든 불교미술과 금속공예, 나전칠기 등을 감상할 수 있었다. 2층 ‘감상과 취향’ 파트에서는 다채로운 기법과 주제의 고서화, 3층 ‘흰빛의 여정’ 전시에서는 조선 시대 분청사기와 백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4층 ‘푸른빛 문양 한점’ 부문에서는 고려 시대 청자의 아름다움에 빠질 수 있었다. 그 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남북한 국보(國寶), 고스란히 화폭에 담아



우리 역사와 문화재에 대해 사유해볼 수 있는 전시도 열리고 있었다. ‘갈라 포라스-김 : 국보’ 전시에서 남한과 북한의 국보를 그린 그림 ‘국보 530점’을 볼 수 있었다. 한국계 콜롬비아 작가가 종이에 색연필로 그린 이 작품은 남한과 북한의 국보를 번호 순서대로 교차해서 형상화했다. 남한 국보 1호인 숭례문, 2호 서울 원각사지 10층 석탑, 북한 국보 1호인 평양성, 2호 안학궁 성터 등의 작은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일제 강점기에 해외로 반출된 한국 유물 37점’은 경술국치로 일본에 국권을 강탈당한 후 조선에서 떠난 작품들을 색연필로 정교하게 그린 작품이었다. 다양한 경로로 우리나라를 떠나 해외 여러 곳에서 소장되고 있는 왕관과 도자기 등이다.

 

리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갈라 포라스-김 : 국보’  전시. (사진=손정호 기자)

이 그림들은 우리 고미술작품과 함께 전시되고 있었다. 유리로 만들어진 전시공간 안에 이병철 선대회장이 일본에서 들여온 고려 불화 ‘마이타여래삼존도’와 ‘감지은니 대방광불화엄경’ 등이 자리해 있었다. 일본의 식민 지배와 해방, 남북 분단이라는 근현대사의 아픔이 우리 문화재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였다.

삼성문화재단은 해외 한국 문화재 보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손잡고 미국 피바디에섹스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비단에 그려진 8폭 병풍 ‘평안감사향연도’를 리움미술관 보전연구실에서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19세기 조선 시대 때에 과거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을 위해 평안도에서 열린 잔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충해(벌레 먹음)와 노화로 훼손된 부분들을 메우고, 각각 떨어져 있는 8폭 병풍을 순서대로 배열해 원형대로 복원할 예정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오는 2025년에 피바디에섹스박물관 한국실에 주요 작품으로 전시한다는 포부이다.

 


현대미술 트렌드 담은 다양한 전시 기획



특히 리움미술관은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현대미술 전시를 이어간다.

오는 2월에는 알제리의 설치미술가인 필립 파레노의 대규모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9월에는 한국계 미국 설치미술가인 아니카 이의 개인전,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젊은 아티스트를 조망하는 ‘아트스펙트럼’이 오픈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진행한 이탈리아 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인전 ‘WE’,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시는 수십만명이 관람했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리움미술관의 건축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삼성문화재단)

또한 미술관 측은 올해부터 군인과 경찰, 소방관에게 문턱을 낮췄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입장료 없이 본인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것. 예술인 패스 소지자에게도 올해부터는 본인 입장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작년에는 다문화가정, 대학생과 지역 청소년을 초청해 이들에게 문화쉼터가 되어 줬다.

이처럼 삼성이 리움미술관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비롯,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여러 계열사를 두고 있는 국내 1위 기업군이다. 그만큼 메세나(Mecenat·문화예술을 통한 사회 기여)에 대한 의지와 투자 규모도 크다.

앞으로도 삼성문화재단과 리움미술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하며, 최신 미술 트렌드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삼성문화재단 관계자는 CNB뉴스에 “삼성은 총 4개의 공익재단을 운영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리움과 호암미술관은 새해에 세계적인 예술가의 새로운 전시로 다가가는 등 시민들의 문화쉼터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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