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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 알아가요] “그래 이 각이야”…현대차 그랜저, 1등 되찾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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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4.01.02 09:33:18

전설의 ‘각 그랜저’ 첨단사양으로 부활
‘강적’ 쏘렌토 제치고 올해 판매량 1위
1세대 모델 떠오르는 각진 디자인 주효
최고 인기는 절반이 선택한 하이브리드

 

2023년 판매량 1위를 달성한 '디 올 뉴 그랜저' (사진=현대차)

새로운 차가 또 나왔습니다. 페이스 리프트(부분 변경)와 풀체인지(세대 변경) 모델의 출시 주기가 빨라졌습니다. 요즘은 단종된 차량을 재조명하는 헤리티지 프로젝트가 활발해 역사 속 차량도 곧잘 소환됩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나오는 연식 변경 모델은 지금도 준비 단계에 있습니다. 이렇듯 여차저차해서 새로운 차는 또 나옵니다. 이번엔 얼마나 새로워졌고 무엇이 특별나졌는지 알짬만을 골라 정리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차차 알아가 보면 어떨까요? <편집자주>


 


“롤스를 줘도 안 바꾼단 말은 좀 후회는 되지만 진심이었지”

가수 슬리피가 2021년 발표한 노래 <그랜저> 가사 중 일부다. 올드카 마니아로 유명한 슬리피는 1986년 출시된 1세대 그랜저의 오너로 알려졌다. 그래도 그렇지. 수억원에 이르는 롤스로이스와도 바꾸지 않겠다니! 호기로운 노랫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애마에 대한 지독한 애정과 자부심은 사실 이 한 소절에 전부 담겨있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들 물음에 그랜저로 답해!”

이정도 수위 높은 예찬은 남우세스러울 수 있으나 덜 꺼림칙한 수식어가 그랜저에 달려있다. 한국에서 쉽게 허락되지 않는 칭호 ‘국민’이다.

‘국민차’ 그랜저가 이름값을 단단히 했다. 2023년이 저물기 한 달 전, 사실상 전체 판매량 1위를 달성하며 선두를 재탈환했다. 현대차 그랜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 내수 판매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2022년에는 쏘렌토에 왕좌를 내주며 선두본능이 잠시 주춤했다. 어색한 2위 자리에 머문 것은 잠시. 1년 만에 다시금 꼭대기에 올라섰다.

 

가수 슬리피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각 그랜저' 동호회 사진 (슬리피 인스타그램 갈무리)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디 올 뉴 그랜저’(이하 그랜저)는 10만 4652대가 판매됐다. 그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5만 7107대 팔리며 인기 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하이브리드의 힘을 업은 그랜저는 두 개의 기록을 세웠다. 가장 많이 팔린 것은 물론, 유일하게 1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승용차로 남았다.

2위는 같은 기간 7만 7743대를 판 기아 쏘렌토다. 막판 상승세가 매서웠다. 변곡점은 지난 8월 출시된 상품성 개선 모델 ‘더 뉴 쏘렌토’가 만들었다. 나오자마자 9월부터 11월까지 내리 그랜저의 판매량을 앞지르며 저력을 과시했다. 9월 그랜저 8159대, 쏘렌토 10190대→10월 그랜저 8192대, 쏘렌토 8777대→11월 그랜저 7980대, 쏘렌토 9364대의 판매고를 보인 것. 맹추격을 벌였으나 한해를 놓고 봤을 땐 결국 역전의 명수가 되진 못했다.

그랜저의 큰 적수는 없었다. 비슷한 차급의 유일한 경쟁모델이라 할 수 있는 K8이 1~11월 판매량 3만 8578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통적 강자인 카니발(6만 4552대)과 스포티지(6만 4010대)가 여전한 인기를 과시하며 2023년 판매량 순위 5권에 이름을 올린 것이 눈에 띈다.

 

'디 올 뉴 그랜저'는 1세대 모델을 떠오르게 하는 각진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사진=현대차)

 


디자인은 레트로, 편의사양은 최신식



각을 잡았더니 소비자의 마음도 잡혔다.

2022년 말 출시된 7세대 그랜저는 기시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약 40년 전인 1986년에 첫 등장한 1세대 모델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별칭인 ‘각 그랜저’란 형상을 떠오르게 하는 직선미, ‘최고급 세단’이란 수식어에 어울리는 큰 차체가 신차와 겹쳐 보인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새로운 그랜저는 전장이 이전 모델 대비 45mm 길어진 5035mm이며 휠베이스(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간 거리)는 2895mm로 동급 중 가장 길다. 각진 외모에 한층 커진 체급으로 1세대 모델을 기억하는 이들의 향수를 자극한 것이 인기 요인으로 풀이된다.

반전은 레트도 감성의 디자인과 대비되는 현대적인 편의사양에 있다. 카페이와 연계해 실물 하이패스 카드 없이 유료도로 통행료 결제가 가능한 ‘e hi-pass(하이패스)‘를 적용했고, 스마트폰처럼 화면 상단을 쓸어내려 즐겨 찾는 메뉴를 사용할 수 있는 ‘퀵 컨트롤’을 추가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적용 범위를 기존 핵심부품 뿐만 아니라 주요 편의기능까지 확대해 언제 어디서 차량을 최신 상태로 만들 수 있게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에서 10만대 이상의 판매고는 쉽게 나오는 기록이 아니다”라며 “레트로의 상징적 모델인 ‘각 그랜저’를 재해석한 시도가 올해 그랜저 돌풍의 원동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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