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3.12.13 12:01:04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함께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으로 평가받고 있는 장제원 의원이 12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 선언함으로써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주류 희생’ 요구에 첫 번째로 공식 화답정치권의 관심을 끌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장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만큼,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친윤 그룹, 영남 중진들의 후속 선언을 통해 인적 쇄신 분위기가 끊기면 안 된다는 데 암묵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또 다른 주류 인사들의 희생 결단이 뒤따를지 주목되고 있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 10월 혁신위 출범과 동시에 ‘주류 희생’ 혁신안을 제안하면서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3·8 전당대회 때 장 의원과 김 대표가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꾸려 당권을 거머쥔 만큼, 두 사람이 우선 대상으로 거론돼 왔다는 점에서 사전 의견 교환이 있지 않았겠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당초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계획했던 구룡마을 연탄 나눔 봉사활동 일정을 전날 급작스레 취소하면서 주변에 “이틀가량 공식 일정을 잡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제로 이날 국회 당 대표실과 의원실에 출근하지 않은 것은 물론,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는 서울 성동구의 자택에도 자정 무렵까지 귀가하지 않는 등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직자와 당 사무처 관계자들과도 연락을 최소화한 채로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김 대표가 거취 문제와 관련해 장고에 들어간 것을 고려해 오늘 예정했던 정책 의원총회 일정을 취소하는 등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르면 금명 간, 당 대표 사퇴를 비롯한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등을 결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연탄 봉사활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르면 내일 김 대표가 사퇴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맞느냐’는 질문에 “들은 바 없다”고 일축하면서 ‘김 대표와 소통하느냐’는 질문에도 “달리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우선 김 대표 결단의 방향을 두고는 당내에서 분출하는 대표직 사퇴 여론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먼저 거론되고 있다. 김 대표가 평의원으로 돌아가는 만큼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 남구을에서 5선에 도전하는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대표가 대표직에서 사퇴할 경우, 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는 대신 윤 원내대표가 총선까지 대표 권한대행을 수행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으나, 총선 공천이라는 주요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여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와 반대로 김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총선 불출마 또는 울산 내 ‘험지’ 출마 선언을 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김 대표는 서둘러 공천관리위원회를 꾸리고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급전환해 ‘총선 간판’으로 소위 ‘스타급 장관’들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수도권 지역 한 중진 의원은 13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시점에서 대표직을 사퇴하는 것은, 당을 비대위로 전환하자는 얘기인데, 총선이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전쟁을 바로 코앞에 둔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한다면 김 대표가 장 의원과 함께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 선언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대표뿐 아니라 이른바 ‘윤핵관’이라 불린 권 의원을 비롯해 윤한홍 의원 등 ‘원조 친윤’ 의원들의 결정에도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며 이 밖에도 친윤 그룹 가운데서 초선이지만 윤 대통령과 가깝고 영남이 지역구인 박성민, 박수영 의원 등의 선택도 관심을 받고 있다. 아울러 국민의힘 전체 의원 111명 중 31명을 차지하는 3선 이상 중진의 불출마나 험지 출마 선언이 나올지도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