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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물류에 플랫폼을 입히다…조현민 한진 사장의 깜짝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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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23.12.19 10:19:34

디지털로 전환해 플랫폼 사업 강화
K패션 힘입어 해외 물류 영토 확장
‘원클릭 서비스’로 소상공인과 상생

 

한진이 물리적인 수송을 넘어 디지털 기반의 플랫폼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사진은 조현민 마케팅 겸 디지털플랫폼사업본부 총괄 사장. (사진=한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 사장이 지난해부터 종합물류기업 한진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디지털 전환, 플랫폼 사업 강화 등 경영혁신에 속도가 붙고 있다. 조 사장은 물류에 새로운 가치를 더한 ‘디지털플랫폼사업’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아시아 대표 물류 솔루션 기업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진의 새로운 시도는 먹혀들 수 있을까. (CNB뉴스=이성호 기자)


 


한진의 플랫폼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조현민 마케팅 겸 디지털플랫폼사업본부 총괄 사장은 2020년 한진 마케팅 총괄 전무로 합류해 2021년 부사장을 거쳐, 2022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진 조 사장은 LG애드 MBK팀에서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디뎠고, 2007년부터는 대한항공 광고선전부 광고선전기획팀을 거쳐, 여객마케팅부 담당 및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광고 담당자로 활동한 바 있다.

이러한 이력은 한진에서 공유가치창출(CSV)과 신사업 프로젝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함안수박 공동마케팅, 원클릭 플랫폼 서비스, 선불카드와 배송이 결합한 기프트 카드, 친환경 날개박스 공동구매 플랫폼, 친환경 택배전기차 개조사업, 생활물류 서비스로 새로운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간편여행, 랜선 월드 맛집투어, 물류·택배업계 최초로 물류와 문화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Logistics + Entertainment)’ 등이 주요 성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린와플’의 경우 어떠한 환경에도 택배박스 안의 제품의 손상 없이 안전하게 패키징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의 완충재 개발을 목표로 조 사장의 주도하에 진행된 프로젝트다. 한진 및 협력업체의 임직원들이 주기적인 회의를 통해 완성됐다.

조 사장은 지난 2월 친환경 패키징 제작 등 친환경 물류 트렌드에 기여한 공로로 ‘제4회 한국여성디자이너협회 어워드(KWDA)’에서 ‘ESG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마케팅 전문가 조현민, 배송-유통 간 브릿지 역할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물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확장된 생태계를 꿈꾸는 조 사장의 도전은 지난 4월 설립된 디지털플랫폼사업본부에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기존의 각 사업부에서 담당하고 있었던 플랫폼에 대한 기획·운영 등을 전담하고 있는 디지털플랫폼사업본부는 고객사와의 동반성장에 앞장서고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 플랫폼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전략 하에 신설됐다.

 

조현민 한진 사장. (사진=한진)

주요 사업을 살펴보면 먼저 ‘SWOOP(숲)’은 한진이 보유한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와 패션업계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다. 국내 패션 브랜드가 해외 진출 시 필요한 브릿지 서비스 제공 및 해외 바이어 대상 판매 기회 확대 유도를 통해 성공적인 해외 안착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6월 미국 온라인 B2B 패션 플랫폼인 ‘FashionGo’에 SWOOP 브랜드관 개설을 시작으로, 지난 10월 중순부터는 ‘LA Showroom’으로 확장해 더 많은 해외 바이어 대상 홀세일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해외판매·전시·박람회 등을 통해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패션 브랜드에게 필요한 맞춤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며, 물류 전반에 대한 고민을 털어낼 수 있도록 패션 특화 물류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의 B2B플랫폼인 ‘KFashion82’가 지난 10월 25~26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K패션 샘플 전시상담회’에 참가한 가운데 kfashion82와 협업해 22곳의 패션 브랜드의 전시 물류를 전담 수행하기도 했다.

일본 기업 20여개사가 행사장을 찾아 한국 제품 수입을 위한 협상을 진행한 가운데 ‘SWOOP(숲)’은 상품들이 행사장에서 최상의 상태로 보일 수 있도록 여러 브랜드를 한국 물류창고에 모아 패킹부터 행사 전날에 맞춘 적시 배송을 맡았다. 행사 종료 후에는 한국 재반입하는 등 운송 전 과정을 담당했다.

이 밖에도 서울패션위크 트레이드쇼에도 참여해 디자이너 브랜드 대상 해외 물류 상담 데스크를 운영. 패션 물류 운송 프로세스를 비롯해 통관 서류 작성 등 실무 상담과 해외 수출물류 컨설팅을 벌였다.

이처럼 ‘SWOOP(숲)’은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브랜드들이 판매와 마케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글로벌 패션 물류사로서의 역할을 다양하게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진은 급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글로벌 전자상거래 역량 강화를 위해 미국·일본·유럽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2011년 해외 배송대행 서비스인 ‘이하넥스’를, 이후 2017년에는 해외상품 구매대행 온라인 쇼핑몰인 ‘이하넥스몰’을 선보인 바 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올해 3월 글로벌 관계 중심형 플랫폼인 ‘훗타운’을 런칭했다. ‘훗’은 한진의 ‘ㅎ’과 ‘ㅈ’을 위아래로 나열해 지은 것으로 출시 시점 대비 회원 수는 35% 증가했다.

개인 간 물건 구매대행을 요청할 수 있는 ‘사줘요’, 상품판매를 등록할 수 있는 ‘팔아요’, 실시간 커뮤니티 기능인 ‘만나요’ 등이 주요 기능이다.

훗타운은 개인 간 상품 거래 및 정보 교류 기능을 통합한 ‘Micro Cross Border Trade’ 방식으로 운영된다. 구매 요청에 대해 훗타운에 가입한 사용자(이하 타우너) 간 한국어, 영어 번역 기능이 탑재된 채팅창으로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고, 상품판매를 완료한 타우너는 상품이 출고된 이후 원하는 통화로 가입 시 등록한 개인 계좌에서 수익을 확인할 수 있다.

한진은 전 세계 취향을 가진 마니아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글로벌 팬덤, 취미활동 굿즈 분야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서비스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사진=한진)

 


1인기업·소상공인과 상생…빠르고 편한 인프라 구축



이뿐만이 아니다. 소상공인과의 상생에도 힘을 쓰고 있다. 2019년 10월 시작한 ‘원클릭 택배서비스’는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 일환으로 소상공인 및 1인 판매자가 합리적인 가격과 간편한 기능으로 택배를 이용토록 하고 있다.

한진 측에 따르면 월평균 1200여개 이상의 고객이 꾸준히 문을 두드리고 있으며, 출시 4년 만인 올해 10월 기준 중소 이커머스 셀러 7만개사 가입해 있다.

한진은 1992년 국내 최초 택배 서비스를 선보인 후 매년 10% 이상 성장하는 전자상거래의 필수 요소인 ‘택배’를 소규모로 발송하는 고객의 쇼핑몰 운영 효율을 높여주기 위해 ‘원클릭 택배서비스’를 내놔 고객과 상생하고 동반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도약시켰다.

고객이 업계 최저 가격으로 택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전월 이용실적에 따라 자동으로 요금이 할인되는 슬라이딩 요금제가 적용돼 쓰면 쓸수록 더욱 저렴해지는 것이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한발 더 나아가 지난해 9월부터 개시한 국제특송 서비스인 ‘원클릭 글로벌’을 통해 국내 중소 이커머스 셀러들이 쉽고 빠르게 해외마켓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 입고를 비롯해 통관, 국제 운송장 출력 과정을 간소화하는 한편, 결제·국내 픽업·쇼핑몰 제작 등 여러 제휴 서비스를 통해 셀러들이 해외 진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

원클릭 글로벌은 올해 2분기 기준 전분기 대비 377%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한진은 해외 유수 쇼핑몰에 입점하는 중소 셀러들의 사례가 크게 증가하는 만큼 이들이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배송을 비롯해 다양한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소상공인의 판로 개척에도 나섰다. 지난 2021년 12월 첫선을 보인 ‘디지털 이지오더’ 앱은 상품 등록부터 주문·결제·배송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원스톱 솔루션이다.
소상공인의 수기 관리 번거로움을 덜고 디지털 업무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가입비, 주문 수수료, 광고비를 없애 판매 부담을 덜고 홍보와 마케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판매자가 단골 고객에게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디지털 명함을 보낼 수 있고, 제철 상품 및 신상품이 입고되면 카카오톡, 문자, APP 알림톡으로 상시 홍보를 할 수 있어 고객관리에 효율적이라는 소개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은 가게 전용 QR코드를 스캔해 매장과 상품 정보를 확인 후 상품을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고, ‘원클릭 택배서비스’와도 자동으로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한진은 향후 디지털 이지오더에 등록한 셀러를 지역별로 DB화해 전국의 맛집 위치와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 지역 소상공인이 전국구로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동반성장 모델로써 발전시켜나간다는 구상이다.

 

(사진=한진)

아울러 친환경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슬로우레시피’는 친환경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지난해 2월 오픈한 친환경 역직구 쇼핑몰이다.

국내 우수한 친환경·비건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유통·판매·물류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슬로우레시피’에 입점한 브랜드의 해외 판로 개척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미국 LA에서 물류 업계 최초로 해외 팝업 행사를 개최해 지속 가능한 생활(Sustainable Lifestyle)과 비건(Vegan)에 관심 있는 미국 현지 인플루언서와 언론사 및 일반 고객 등에게 브랜드를 적극 홍보한 바 있다.

슬로우레시피는 입점 브랜드가 친환경 제품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한진이 보유한 디지털플랫폼 및 국내외 주요 물류 거점 등의 인프라와 연계해 물류 솔루션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고객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기능성과 안전성에 대해 엄격하게 심사하고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다양한 트렌드가 반영된 카테고리의 브랜드를 발굴해 고객 만족도를 더욱 높인다는 요량이다.


‘그린온한진’도 소상공인 및 1인 창업자가 한진과 함께 친환경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동행 플랫폼이다.

에코라이프 패키징과 함께 공동 개발한 ‘날개박스’, ‘그린와플’ 포장재 등 패키징 관련 포장재를 판매하고 있다.

비닐 필름 대신 100%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종이로 제작되었고 별도의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고 조립만으로 포장이 가능한 간편한 기능을 구현했으며 택배박스 안에서 상품이 흔들리지 않도록 안정감 있게 고정해주는 벌집 모양으로 디자인됐다.

‘그린와플’은 지난 11월 아시아포장연맹(Asian Packaging Federation, 이하 APF)이 주최한 ‘아시아 스타 어워즈 2023’에서 ‘에코 패키지’ 부문을 수상했다. 아시아 스타 어워즈는 패키지의 혁신성과 기능성, 환경 측면을 고려해 소비자·환경·포장재질 등 총 6개 분야에 우수 기업들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APF 참가 자격은 그린와플이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 주최(한국생산기술연구원 패키징기술센터 주관) ‘제17회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면서 주어졌다. 이는 회원국가의 자국 내 패키징 어워드에서 수상한 제품과 기술에 대해 신청 자격을 부여함에 따른 것이다.

한진 측은 물류 사업을 통해 친환경에 참여할 수 있는 CSV 활동들을 지속 모색하고 있으며 다양한 상품군에 적용 가능한 포장재 개발을 이어나감은 물론, 사회적 가치 소비를 늘려나가는 등 ESG경영을 강화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새로운 물류 생태계를 꿈꾸는 ‘조현민호(號) 한진’의 도전의 끝은 어디일까? 한진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색다른 모험들이 뿌리를 내려 단단해질지 지켜볼 일이다.

(CNB뉴스=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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