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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산 넘어 산…30일 ‘운명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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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3.10.23 09:24:19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최대 난제
합병 열쇠 쥔 EU 때문에 매각 불가피
노조 “사실상 구조조정”… 강력 반발
진퇴양난 속 30일 이사회서 최종결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연합뉴스)

3년전 시작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이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통합 항공사가 출범하려면 EU를 포함한 총 14개국의 결합심사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현재 한국 등 11개국은 통과했지만, EU와 미국, 일본의 승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EU 경쟁당국의 승인이 불투명한 가운데 최근 아시아나항공 노조 등에서 합병반대 움직임이 시작돼 여러모로 난항이 예상된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2020년 11월 16일 정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결정하면서 양사의 인수합병 계획이 본격 추진됐다. 오랫동안 경영난을 겪어온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합병될 경우 ‘통합 대한항공’은 매출 15조원, 자산 40조원의 세계 10위권 규모 항공사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3년이 지난 현재 양사의 합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각국의 이권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항공업의 특성상 주요 국가 경쟁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EU(유럽연합)와 미국, 일본 등의 경쟁당국이 다양한 조건을 내걸며 합병을 막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A350-900XWB. (사진=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위해 심사를 받아야 하는 국가는 총 14개국으로 미국, EU, 일본, 대한민국, 중국, 튀르키예, 대만,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호주, 영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이다. 이 중 현재까지 승인을 완료하지 않은 국가는 미국과 EU, 일본 3곳이다. 10월 현재 대한항공은 합병의 ‘9부능선’으로 여겨지는 EU 경쟁당국(EC)의 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EC는 지난 5월 양사의 합병이 유럽과 한국 간 여객·화물 항공 운송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내용의 예비 심사 결과를 통보한 바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이달 말까지 이에 대한 최종 시정 조치안을 제출할 예정인데, 여기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 ▲EU 4개 도시행 노선 반납 등의 조건이 담길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 절반 이상 포기하라구?” 노조 등 반발



문제는 이 두 조건이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국내 항공업계 전반의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매출이 2021년 기준 전체의 약 76.7%, 2022년 기준 약 55%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는 걸 도외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 등 ‘EU 4개 도시행 노선 반납’ 역시 해당 노선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아닌 외국 항공사로 넘어갈 경우 ‘국부 유출’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월 7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APU) 쟁의 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에서 APU 최도성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때문에 지난 16일부터 전국공공운수노조 소속 아시아나항공노조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합병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노조는 서명운동 결과를 취합해 오는 30일 열리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 제출할 계획인데, 이사회에서 합병 반대 결정이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왜냐하면 3년여간 인수합병 절차가 지연되는 동안 아시아나항공 측도 ▲초기 통합 의도와 달라진 주변 환경 ▲화물 분리가 사실상 구조조정으로 간주된다는 점 ▲이사회가 화물사업부 매각을 승인해도 EC가 최종 불승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두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도 지난달 26일 합병 반대 입장을 발표했으며, 지난 11일에는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도 같은 입장을 공개했다.

 


30일 아시아나 이사회 ‘분수령’



최종 결정은 오는 30일 열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내려진다. 총 6인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4명 이상이 화물사업부 매각에 찬성하면, 대한항공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어 이를 포함한 최종 시정 조치안을 의결, EC에 제출할 수 있게 된다. EC가 이를 받아들이면, 합병은 9부 능선을 넘어서게 된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매각을 거부하면, 대한항공의 인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독자 생존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이 차입금 규모가 7조원이 넘으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기간산업안정기금 2400억원, 특별약정지원 1조 8000억원의 만기가 조만간 도래하기 때문이다. 상반기 부채비율이 1714%에 달해 다른 인수자를 찾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진퇴유곡의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항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 반대 측의 의견도, 합병 불가피 쪽의 의견도 다 일리가 있어 이사회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어떤 결론이 나도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 예상했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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