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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예기] “미래 고객 잡아라”…LG전자의 ‘별난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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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3.09.12 09:36:44

동화 속 인물 같은 피규어들 매장 가득
“완구매장인가?” 어른보다 신난 아이들
크러쉬 등과 동굴서 ‘쉼’ 콘서트 열기도
Z세대 시선서 해법찾기…앞선 LG 추구

 

LG전자가 오는 27일까지 여의도 더현대 서울 내 LG베스트샵에서 ‘LG전자X플레이모빌’ 팝업스토어를 연다. 150센티미터 높이의 대형 피규어, 아기자기한 피규어 등을 전시해 알파세대를 공략할 계획이다. (사진=선명규 기자)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불확실성이란 이름 아래 전망은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만반의 대비입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내예기]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주>


 


미래 고객을 잡으려 열중하고 있는 LG전자가 뜻밖의 표어를 내걸었다. 기상천외한 문구가 박힌 곳은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에 위치한 LG베스트샵. 가전 매장에서 흔히 보이는 관형사는 대부분 정해져 있다. 제일 ‘획기적’이라거나 ‘파격적’이라며 선진 기술을 자찬하는 말이다. 이번에 그 답습되는 단어들을 빼서 의외다. 게다가 귀엽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 싶지만 납득은 생각보다 빨리 이뤄진다. 고개 들어 ‘귀여운’이란 세 글자를 채 읽기도 전에 그 뜻을 품은 광경이 눈으로 훅 치고 들어온다. 내부가 크고 작은 피규어들로 오밀조밀 꾸며졌다.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가전’



키가 150센티미터에 달하는 큰 인물들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LG전자 제품 설치기사, 요리 인플루언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표현한 피규어들이 실제 그 직업인처럼 복장을 갖추고 서있다. 배경은 자신의 일터. 배송차량 모형 앞, 부엌, 옷방처럼 꾸민 공간이 각자의 위치다.

작은 피규어들은 자리를 가리지 않는다. 선반을 비롯해 진열된 이 회사 가전제품 안에도 배치됐다. 전체적으로 제품과 피규어가 아기자기하게 어우러진 모습이 동화를 모티브로 한 테마파크처럼 보인다. 와 닿지 않던 ‘귀여운 가전’이 무엇인지 깨닫는 순간은 금방 찾아온다.

피규어는 독일 완구 브랜드 플레이모빌과 협업해 만들었다. 완성도가 높은 이유다. 오는 27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운영되는 ‘LG전자X플레이모빌’ 팝업스토어에서는 흔치 않은 장면이 종종 연출된다. 가전 매장에서 어른보다 신난 아이들이다. 피규어를 만지작거리다가 이내 사달라며 성화를 부리는 광경 때문에 여기가 완구매장인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이는 이 회사가 노린 점이기도 하다. LG전자 측은 “미래 고객인 알파세대(2010년 이후 태어난 이들)가 귀여운 LG 가전 피규어를 가지고 놀면서 브랜드를 쉽고 재미있게 접하게 하고자 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팝업스토어에 전시된 크고 작은 피규어들 (사진=선명규 기자)

 


발상부터 이름까지 전부 뒤집어



상식을 타파하는 특이한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올해 초여름, 동굴로 들어간 것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LG전자가 광명동굴을 무대로 연 콘서트의 이름은 ‘LG 휘센 내심.바람 뒹굴 LIVE’. 내심(NESIHM)은 이 회사 에어컨 브랜드 ‘WHISEN(휘센)’의 철자를 180도 뒤집어 만든 것이다.

발상을 전복시킨 획기적 기획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LG전자는 추첨을 통해 70명에게 티켓 2장씩을 준다고 밝혔는데, 1만 4000여명이나 몰리며 경쟁이 심화된 것이다.

공연 당일 객석은 관람과 휴식이 어우러진 모습이었다. 이날 무대에는 크러쉬(CRUSH), 비오(BE’O), 루시(LUCY), 스텔라장 등이 올랐다. 관람객은 커다란 자루 안에 충전재를 채워 넣어 만든 빈백에 눕듯이 앉아 그저 공연을 즐겼다.

이 또한 LG전자가 의도한 일. LG전자 측은 “고객이 내심 바라던 쉼이 있는 삶을 응원한다는 의미”로 콘서트를 열었다고 밝혔다.

 

LG크루 구성원이 지난달 23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좋은 경험 콘서트'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Z세대의 견해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Z세대에게 Z세대에 대해 묻다



미래 고객을 어떻게 모셔야 하나.

LG전자는 골몰 끝에 직진하기로 했다. 당사자에게 직접 묻는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만들었다. 지난 4월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16명을 선발해 LG크루를 구성했다. 그들의 시선에서 해법을 찾고자 진용을 꾸린 것이다.

LG크루는 결성 이후 5개월 동안 일하고, 놀고, 쉬고, 먹는 삶 등 4개 영역에서 ‘좋은 경험’ 발굴을 목표로 LG전자 CX센터 연구원들과 협업했다. LG전자 가전 16종을 써보며 제품과 서비스를 재해석하기도 했다.

그들 눈에는 이 회사가 어떻게 비췄을까. 지난달 23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좋은 경험 콘서트’서 그 결과가 공개됐다. 날카롭고 기발한 견해가 쏟아졌다.

사진부터 찍고 음식을 먹는 Z세대의 문화를 ‘찍먹’으로 소개한 김마로(25)씨는 도어 색상을 바꿀 수 있는 무드업 냉장고에서 착안해 “사진 찍기 좋은 조명을 만들어 주는 ‘무드업 식탁’은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밖에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꽃다발 대신 틔운 꽃 화분을 선물하는 건 어때요?”, “스탠바이미로 면접 시뮬레이션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같은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이어졌다.

그 세대여서 가능한 발상들은 이날 함께 열린 ‘요즘 애들의 재미가전(展)’에서도 볼 수 있었다. LG전자 제품을 직접 써 보고 Z세대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한 아이디어가 전시됐다.

테이블형 공기청정기인 에어로퍼니처 위에 야식을 올려 음식 냄새를 없애는 ‘엄마 몰래 야식 먹는 꿀팁’, 뷰티 디바이스 프라엘 인텐시브 멀티케어의 쿨링 기능을 이용해 ‘모기 물린 가려움 시원하게 해소하기’ 등 36개의 경험이 미드저니(이미지 생성형 AI) 이미지로 소개됐다.

LG전자 CX센터장 이철배 부사장은 “LG전자가 Z세대의 삶에 관심을 갖고 친하게, 가깝게 지냈으면 한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고객경험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시대에 맞는 회사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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