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매년 3~6월 중 남해안 일대에서 식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마비성 패류독소의 발생 주요 원인 종인 ‘알렉산드리움(Alexandrium)’이 수온 변화에 뛰어난 적응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알렉산드리움의 씨앗인 휴면포자가 분포하는 해역에서의 마비성패독 발생 시기가 봄철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계절까지 확대돼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국제 학술지인 해양오염학회지(Marine Pollution Bulletin)에 발표했다.
마비성패독은 식물플랑크톤이 생산하는 독소 중의 하나로 이 독에 독화 된 패류를 섭취한 인간은 중독증상으로 두통, 메스꺼움, 구토, 근육 마비가 나타나며 심각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마비성패독은 우리나라 진해만에서 봄철에 자주 검출되며 그 이유는 이 시기에 독소를 가지고 있는 ‘알렉산드리움’이 대량으로 증식해 패류가 ‘알렉산드리움’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 진해만에서 마비성 패류독소 발생은 봄철에 집중되지 않고 다른 계절까지 확대되어 나타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KIOST 남해연구소 해양시료도서관 신현호 박사 연구팀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준 박사, 국립수산과학원 손문호 박사와 함께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마비성 패류독소의 발생 원인 종인 알렉산드리움의 생태학적 원인을 규명했다.
진해만에서 여름과 겨울철 퇴적물에서 분리한 알렉산드리움의 씨앗인 휴면포자는 다른 유전형을 가지며 이 유전형들은 수온의 계절적 변화에 적응을 하고 염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언제든지 발아할 수 있는 생존 전략을 가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동안 학계에서는 알렉산드리움이 형성하는 휴면포자는 휴면기를 가지며 휴면기에는 어떠한 환경요인의 자극에도 발아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퇴적물에서 알렉산드리움의 휴면포자는 휴면기와 관계없이 넓은 온도 범위에서 발아 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신현호 책임연구원은 “진해만에서 알렉산드리움은 생존을 위해 수온 변화에 매우 뛰어난 적응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알렉산드리움을 원인으로 한 마비성 패류독소의 발생은 특정 계절에 제한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마비성패독과 관련한 모니터링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도형 원장은 “마비성패독 발생과 관련한 연구는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확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면서 “KIOST는 앞으로도 알렉산드리움과 같은 유해 해양생물로부터 수산피해와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