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과 정관신도시 내 의료폐기물 소각업체 A모사가 법적공방을 치르는 가운데 지난 7일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환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부산 기장군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 군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고 평가하며 “향후 최종 승소를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A사의 소각시설은 앞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허가로 지난 2005년부터 가동해오고 있다. 그러나 정관신도시에서 300m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어 악취 등으로 인해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결국 2018년 10월 기장군은 A사의 악취 민원이 1년 넘게 지속하고 악취가 3회 이상 배출허용 기준치를 초과함에 따라 해당 사업장에 ‘악취배출시설 신고 대상 지정·고시 처분’을 시행했다. 이에 A사가 “기장군이 측정한 방법은 객관적이지 않고 다른 사업장 또는 공장에서 발생한 악취일 가능성이 있다”며 2019년 4월 기장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법정공방이 시작됐다.
지난 2019년 8월 1심 재판부는 “기장군이 악취물질을 측정한 방법은 객관적인 방법에 해당하며 달리 주변에 있는 사업장 또는 공장에서 발생한 악취가 A사로 이동한 것으로 볼만한 자료가 없다”며 기장군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지난해 11월 2심 재판부는 “악취 시료 채취의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검사 결과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없다”며 A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지난 7일 열린 대법원 선고에서는 “기장군의 시료 채취 방법이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원심이 시료 채취 당시 기상상태 등의 조사 여부, 대상지의 기상상태, 주변 업체 등의 영향에 관해 충분히 심리하지 않았다”며 2심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다시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했다.
이에 기장군은 부산고등법원의 지정·고시처분 파기환송심에서 적극적으로 변론해 최종 승소를 이끌 만반의 준비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만일 기장군이 최종 승소하면 선고일로부터 14일 이후 A사를 악취 배출시설 신고 대상 시설로 지정·고시하게 된다. 이후 A사는 지정·고시된 날부터 6개월 이내로 악취방지 계획을 수립해 악취 배출시설 설치신고서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해야 하며 1년 이내로 악취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우선 대법원의 승소 취지 파기환송 선고가 있기까지 응원해주신 정관읍 주민과 우리 기장군 환경지도팀, 조직법무팀, 환경통합관제센터 직원께 감사드린다. 그러나 한편으로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가 생각해 보면 정말 한탄스럽다”며 “인구 10만명을 수용하는 정관신도시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던 지난 2005년 당시 왜 정관신도시 한복판에 의료폐기물 처리시설을 반대하지 않고 허가해줬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당시 기장군에서 반대만 했더라면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은 허가가 나지 않았을 것이기에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