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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면 비대면④] 너에게 나를 보낸다…유통업계 돌파구 ‘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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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1.01.16 11:29:37

안방서 즐기는 ‘아바타 쇼핑’
코로나19 시대, 성장 돌파구
40분 방송에 매출 1억 쑥쑥

 

 

지난 6일 롯데백화점이 진행한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 '라이브 방송' 화면 갈무리. 이날 진행자와 시청자는 빠르게 문답을 이어가는 '티키타카'를 선보였다.

 

직접 가는 것이 안 되면 방법은 하나다. 비대면이다. 얼굴 마주 않곤 아무 일도 못할 줄 알았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비대면의 지평은 생각보다 깊고 넓었다. 영화 인터스텔라 대사처럼 “늘 그랬듯이 (난관 앞에서) 답을 찾아”가며 얻어낸 성과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에 CNB가 달라진 산업 패러다임을 분야별로 소개하고 있다. 이번 편은 안방에 앉아 매장에 있는 판매자를 움직이는 아바타 쇼핑, 일명 ‘라방’ 이야기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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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6시. 롯데백화점이 모바일 앱에서 방탄소년단(BTS)의 기획 상품을 ‘라방’으로 팔기로 한 시간이 되자 순식간에 시청자수가 2000명을 찍었다. 진행자가 있는 곳은 백화점 내 BTS 팝업 스토어. 이때부터 ‘티키타카’가 시작됐다. 진행자는 말로, 손님은 댓글창에 글을 띄워 빠르게 소통했다.

“텀블러 안이 보고 싶어요”라는 요구에 진행자는 즉각 뚜껑을 열고 카메라 가까이 들이대 보여줬다. 소재의 특징 같은 부연설명은 덤. “저 옆에 있는 양말이 궁금해요”라고 했더니 바로 손에 끼워 “부드럽다”며 바닥에 BTS의 가사 일부가 적혀 있다고도 알려줬다. “00카드 할인 적용 어디서 하는지 모르겠어요”에는 “최종 결제 단계까지 가면 나와요”라고 안내한다. 이날 쉴 새 없는 문답과 함께 진행된 약 40분 간의 방송 말미에는 시정차수가 1만명을 넘었다.

딱딱하게 표현하면 라이브 커머스(Live commerce), 쉽게 말하면 라이브 방송이다. 줄여서 ‘라방’이라고도 한다. 생방송 쇼핑 성격이다. 홈쇼핑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양방향으로 이뤄진다. 주로 모바일을 쓴다. 따라서 공간 제약 없이 판매자와 소통하며 물건을 살 수 있다. 판매 장소는 주로 매장이나 스튜디오로 한정되지만 구매자는 모바일을 쓰기 때문에 위치가 자유롭다. 코로나 사태 1년, 상품 구매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통사들도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었다. KT는 OTT 플랫폼 Seezn(시즌)에 ‘쇼핑Live’(왼쪽), LG유플러스는  ‘유샵Live’를 각각 선보였다. (사진 각 사)

 


백화점도 이통사도 ‘생방송 중’



유통업계가 가장 발 빠르게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7월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에 라이브커머스 ‘온 라이브’를 열어 롯데마트, 롭스 등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롯데백화점은 자사몰 ‘100라이브’에서 매장 랜선투어 등을 하며 물건을 판다.

신세계는 SSG닷컴에 ‘쓱라이브’를 마련하고 백화점, 이마트 등의 제품을 판매 목록에 올린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부터 네이버 ‘백화점윈도 라이브’ 코너를 통해 백화점 매장 상품을 온라인 실시간 영상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총 300여회 방송을 진행했다.

요즘 관심의 척도로 꼽히는 ‘뷰’는 많이 나오는 편의 경우 기본이 만 단위. 즉각적인 반응과 함께 백화점의 매출 효자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CNB에 "보통 40분 정도 방송을 하는데, 스타일링 클래스 형식으로 진행한 핸드백 편의 경우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조회수로 따지면 3만뷰를 기록한 회차가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첫 방송으로 남성 의류 브랜드 ‘지이크’를 1시간 동안 판매하면서 1000만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며 “이는 무역센터점에 입점한 남성의류 브랜드 월 평균 매출의 3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매장 찾기는 꺼려도 쇼핑을 주저하진 않는 것이다.

‘라방’은 유통업체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시장이 조성되고 커지다 보니 다른 업계에서도 뛰어들고 있다. 특히 이통사의 행보가 이채롭다.

KT는 현대홈쇼핑, GS홈쇼핑과 제휴해 자사 OTT 플랫폼 Seezn(시즌)에 ‘쇼핑Live’를 지난달 27일 선보였다. 이용자와 판매자(MD)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구매, 결제까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시청 중 ‘구매하기’ 버튼을 눌러 해당 사이트로 이동해 살 수 있다. KT는 내년에 현대홈쇼핑, 단말 제조사와 제휴를 통해 신규 스마트폰 쇼핑라이브를 진행, 단말 유통 채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8월 라이브 커머스 ‘유샵Live’ 첫방송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를 다뤘는데, 이때 조회수가 12만회를 돌파했다. 개봉작이 흥행작이 된 것이다.
 

백화점 라방은 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촬영된다. 사진은 지난 4일 ‘레고’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한 현대백화점 중동점 레고공식 매장. (현대백화점 제공)

 


 

2021년에 더 뜨거워진다



‘라방’ 열풍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말 기준 한 달에 180회 정도 방송을 했는데, 올해는 300회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한 요일별 정기 코너를 신설하는 한편, 예능과 체험을 강조한 콘텐츠를 제작해 볼거리의 다양화도 꾀한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4일,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한다는 내용의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계획 중 하나로 ‘라이브 커머스’ 사업 확대를 꼽았다.

유통업계 수장들이 강조한 올해 키워드도 마찬가지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4일 신년사를 통해 “진화하는 고객을 정확히 감지해 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우리만의 역량과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MZ세대에게 익숙한 라이브 커머스의 실행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SK텔레콤의 이커머스 자회사인 11번가 이상호 사장 역시 “지속가능한 발전”을 언급하며 “비대면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라이브 커머스 강화”를 강조했다.

생방송 쇼핑의 새 지평이 열린 만큼, 코로나가 종식되어도 ‘라방’이 변방으로 전락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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