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맞고 휘청했지만
멈췄던 중국시장, 수요회복 청신호
경쟁사 난립에 힘든 시간 계속될듯
지난 한 해는 코로나19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뀐 시기였다. 게임·이커머스 등 언택트(비대면) 업종이 기지개를 편 반면 유통·제조 등 전통적 산업군은 쇠락의 길을 걸었다.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은 올해는 산업별 양극화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이에 CNB가 업종별로 앞날을 전망하고 있다. 이번 편은 터널 속에 갇힌 뷰티업계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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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업계는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전년에 비해 매출과 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LG생활건강 뷰티사업부문은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3조1336억원, 영업이익 59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8.1%, 12.6% 감소한 수치다.
아모레퍼시픽은 누적 매출액 3조6687억원, 영업이익 1652억원을 달성, 전년 대비 각각 23.3%, 62.1% 하락했다.
애경산업은 누적 매출액 4345억원, 영업이익 19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4.4%, 55.6% 감소했다.
이처럼 뷰티업계 주요사들이 초라한 성적을 받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코로나19 여파다. 지난 1년간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고객들로 북적였던 오프라인 매장들이 타격을 입었다. 또 국가 간 이동 제한으로 외국인 관광객에 의존했던 면세점 매출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모든 해외 오프라인 매장의 영업이 중단되며 해외 실적에도 제동이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자 색조화장에 대한 수요가 대폭 줄었다. 화장해봤자 얼굴의 50% 이상이 마스크로 가려지고 화장이 번지기 때문에 메이크업을 최소화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대표적인 색조 메이크업 제품인 립스틱의 경우 지난해 아마존에서의 매출이 15% 감소했다.
또 다른 이유로 뷰티용품 유통 채널의 변화에 따른 경쟁 심화 현상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뷰티용품 매출은 로드숍(가두점), 백화점, 마트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 하지만 언택트 소비 트렌드에 따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의 축이 옮겨가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한편, D2C(제조업체가 소비자에게 상품을 직접 판매) 전략으로 자사몰을 구축하고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는 등 온라인 수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일례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적자 점포인 국내 아리따움 직영점 5곳과 중국 이니스프리 매장 18곳을 정리하고, 네이버·11번가 등 주요 유통 플랫폼과 함께 실시간 동영상으로 상품을 소개·판매하는 뷰티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정기적으로 진행 중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으로 실시간 방송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방송을 말한다. 업계 측은 지난해 3조원 규모였던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오는 2023년까지 8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뷰티용품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CJ올리브영·랄라블라 등 헬스앤뷰티(H&B) 스토어들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며 전통적인 뷰티용품제조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럭셔리 브랜드 통해 차별화 승부수
이러한 악조건들을 극복하기 위해 각사들은 자사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CNB에 “앞으로 럭셔리 뷰티 브랜드를 명품으로 지속 육성해나가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에도 지속해서 고객 중심의 혁신 상품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점을 감안해 오프라인 전통 채널의 경우 매출성장보다는 매장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관리에 집중하고, 공격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국내외 이커머스 부문 매출 성장률을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CNB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지속 노력하는 중”이라며 “최근 아마존 등에 뷰티용품 입점을 시작했으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도 CNB에 “올해 뷰티업계는 디지털을 중심으로 브랜드 콘셉트와 상품력의 변화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며 “또 중국 뷰티용품 시장 수요가 회복 및 성장 중인 점이 국내 뷰티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CNB=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