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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오스카, 그래미, 다음은 고티(GO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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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1.01.07 11:33:36

GJA의 GOTY 2020 최종 승자가 된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사진=GJA)

2020년은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을 겪은 시기였지만, 한국인들 입장에서는 나름 즐겁고 가슴 뿌듯한 소식이 많았던 한 해로 기억된다.

연초부터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영화계 최고의 시상식인 제 92회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한 4개 부문을 석권, 4관왕을 기록한 것, 방탄소년단(BTS)이 공개한 히트곡 ‘다이너마이트’가 대한민국 최초로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고, 2021년이 된 현재까지 핫100 차트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것 등이 대표적인 희소식이다.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히는 그래미상은 아직 수상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BTS가 수상할 가능성도 꽤 높다고 생각한다.

이외에 TV시리즈 분야에서도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사이코지만 괜찮아’ ‘스위트홈’ 등 여러 대작들이 잇따라 넷플릭스 최상위권을 차지하며, 아시아는 물론 서구권 시청자들까지 매료시키는 등 2020년은 한국산 문화 콘텐츠가 전례없이 많은 사랑을 받은 한 해였다. 그 결과 미국, 유럽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대중문화 분야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커졌다.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놀랄만큼 상승한 건 당연지사다.

조금은 ‘국뽕’스러운 이런 소식들을 정리하는 가운데 불현듯 한국 게임산업도 이제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류 문화 수출의 일각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게임산업이 국제적 시상식에서 1위를 차지하는 그런 ‘대형사고’는 과연 언제쯤 터질까?

최다 ‘GOTY’ 선정 영예, 올해는 어디로?

물론 게임업계에는 아카데미나 그래미 같은 권위있는 단일 시상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존재하는 게 ‘고티(GOTY, Game of this Year)’다. ‘그 해의 가장 인기있는 게임’이라는 의미인데, 업계를 대표하는 특정기관이 선정하는 게 아니라 게임과 관련한 각종 단체와 매체, 웹진, 개인 블로거 등 다양한 곳에서 저마다의 GOTY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GOTY를 받은 게임이 그 해의 ‘최다 GOTY 수상작’으로 인정받는다.

GOTY를 선정하는 공신력있는 시상식으로는 BAFTA(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 D.I.C.E. Awards,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 GJA(Golden Joystick Awards), The Game Awards(TGA), JGA(Japan Game Awards) 등이 있고, 이외에 IGN, GameSpot, GameInformer 등 수많은 게임웹진이 있다.

 

TGA의 GOTY 2020 후보자들.(사진=TGA)

2019년의 경우 총 345개나 되는 매체와 시상식들이 각기 GOTY를 선정했고, 최종 승자는 80표를 얻은 ‘데스 스트랜딩(Death Stranding, 코지마 프로덕션)’이 됐다.

2020년 GOTY는 아직 여러 곳에서 선정이 진행 중으로, 현재까지 가장 많은 GOTY를 수상한 게임은 미국 게임사 ‘너티 독(Naughty Dog)’의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The Last of Us Part II)’다. TGA와 GJA 등 권위있는 시상식들과 다수의 유력매체들이 이 게임을 GOTY로 선정해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커보인다.

이외에 고스트 오브 쓰시마, 파이널 판타지7 리메이크,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등 쟁쟁한 게임들이 ‘라오어’와 각축을 벌이고 있다.

GOTY 도전장 낸 국내 게임사들

아쉽게도 올해 수많은 GOTY 후보작 중 한국산 게임은 눈에 띄지 않는다. 세계 게임시장에서 나름 일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게임산업이 유독 GOTY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2012년 엔씨소프트가 ‘길드워2’로 5개의 GOTY를 수상했고, 2017년부터 크래프톤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PLAYERUNKNOWN'S BATTLEGROUNDS)’가 10개의 GOTY를 수상한 것이 전부다.

한국 게임의 GOTY 실적이 부진한 이유로는 모바일·온라인게임에 과도하게 집중된 국내 게임업계와 달리 해외에서는 비디오(콘솔)·PC게임이 여전히 대세를 이루고 있는 점, GOTY 선정이 대부분 서구권의 단체·매체들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 서구권 게이머들이 중요시하는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국내 게임들이 취약한 점 등이 꼽힌다.

실제로 역대 ‘최다 GOTY’ 수상작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90% 이상을 미국과 일본 게임사들 작품이 차지하고 있어 한국 게임이 ‘최다 GOTY’에 선정될 날은 여전히 막막해 보인다. 하지만, 미리 결과를 예단할 필요는 없다. ‘오르지 못할 산’이란 건 없다는 것을 봉준호 감독과 방탄소년단이 입증해주지 않았던가.

 

2017년 배틀그라운드가 한국 게임으로 가장 많은 GOTY를 수상했다. 최다 GOTY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 차지했다.(사진=TGA) 

다행히 최근 국내에서 ‘GOTY’를 노리겠다는 포부를 내비치는 게임개발사·제작자들이 늘고 있어 ‘꿈’이 생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 같다.


지난해 12월 8일 게임업계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여하는 ‘보관문화훈장’을 수상한 스마일게이트 창립자 권혁빈 의장은 “빌보드·아카데미상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 산업 종사자가 이룬 성과를 이어받아 게임업계 최고의 영예인 ‘올해의 게임(GOTY)’ 최다 수상에 도전해 세계가 한국 게임 업계에 주목하게 하고 싶다”는 시상 소감을 밝혔다.

크래프톤도 같은달 11일 열린 북미 게임 시상식 ‘TGA’에서 탑다운 슈팅 게임 ‘썬더 티어원(TTO)’과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공개하며 GOTY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펄어비스도 12월 15일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미디어브리핑에서 “GOTY 수상을 노려보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같은 발언들은 국내 게임사들이 게임산업을 단순한 수익 창출의 도구가 아닌 대중문화예술의 한 형태로 바라보고, 높은 작품성과 완성도를 추구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짐작케 한다.


아무쪼록 신축년 새해에는 국내 게임사들이 또다른 봉준호, BTS가 되어 세상을 놀라게 하기를 기대해 본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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