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확산에 가정간편식 매출 증가
손질된 재료·양념 담긴 ‘밀키트’ 가세
‘한식의 세계화’ 열풍도 매출 긍정적
올 한해는 코로나19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뀐 시기였다. 게임·이커머스 등 언택트(비대면) 업종이 기지개를 편 반면 유통·제조 등 전통적 산업군은 쇠락의 길을 걸었다.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는 새해에는 산업별 양극화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이에 CNB가 업종별로 올해를 결산하고 새해를 전망하고 있다. 이번 편은 집콕족 덕분에 호실적을 올린 식품업계 ‘빅3’다. <편집자주>
<관련기사>
[2021 재계 전망①] 역대급 실적 라면업계…새해에도 역사 쓸까
[2021 재계 전망②] 위기냐 기회냐…‘양날의 검’ 보험업계
[2021 재계 전망➂] ‘고난의 행군’ 음료업계…새해에는 반등할까
[2021 재계 전망④]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빅4’의 새해 셈법
[2021 재계 전망⑤] ‘역대급 호황’ 게임업계…새해 필살기는 ‘이것’
[2021 재계 전망➅] 올 한해 선방한 제과업계…새해 전략 살펴보니
[2021 재계 전망⑦] 건설업계, 분양 ‘잭팟’에도 해외실적 내리막…내년엔 ‘훈풍’ 불까
[2021 재계 전망⑧] 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새해엔 ‘두 마리 토끼’ 잡을까
식품업계 ‘빅3’로 꼽히는 CJ제일제당·대상·동원F&B는 지난 3분기까지 실적이 꾸준히 증가했다.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6조8408억원, 영업이익 4184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5.9%, 46.1% 증가했다.
대상은 누적 매출액 2조3739억원, 영업이익 168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6%, 47.3% 늘었다.
동원F&B는 누적 매출액 2조4382억원, 영업이익 969억원을 달성, 전년 대비 각각 6.8%, 14.3% 증가했다.
이처럼 식품업계가 상승세를 나타내는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집밥족’ 효과를 들 수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등도 일상화됐다. 특히 식당의 경우 음식섭취 와중에 비말이 튈 수 있어 외식보다는 가까운 마트 또는 온라인 마켓에서 식재료를 구입,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10월 14~30일 소비자 2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전후 식품 소비 변화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2%가 식품 소비를 늘렸다고 답했다. 한번 장 볼 때 드는 비용이 코로나19 발생 전 평균 7만8605원에서 10월 8만7704원으로 11.6% 증가했다. 이유는 ‘집밥 섭취 횟수 증가’라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다.
이런 분위기는 짧은 시간에 쉽고 간단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과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손질된 재료·양념 등이 담긴 ‘밀키트(Meal-Kit)’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글로벌·온라인 부문에서의 매출 증가도 실적 향상에 한몫을 했다.
CJ제일제당은 해외시장에서의 식품·바이오 경쟁력 확대로 올해 들어 글로벌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60%(CJ대한통운 제외)를 넘어섰다. 지난 2018년 11월 미국 2위 냉동식품업체 ‘슈완스’를 인수하며 기존 코스트코뿐만 아니라 월마트, 크로거, 타깃, 푸드시티, 하이비 등 미국 전역 3만여개 점포에 ‘비비고’를 입점시켰다. 이와 함께 일부 매장에 비비고를 여타 아시아 브랜드 제품들과 함께 진열하는 ‘아시안푸드 존’을 도입해 매출 진작을 꾀하고 있다. 온라인몰 ‘CJ더마켓’은 올해에만 신규 회원 100만명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 측은 연말까지 주문 건수 200만건, 매출은 7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했다.
대상은 ‘순창’ 브랜드와 청정원 가공식품을 비롯해 종가집 김치, 바이오, 전분당 등의 수출을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김치와 고추장이 수출 호조를 나타낸 점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대표적으로 종가집 김치는 미국, 캐나다, 일본, 네덜란드 등 세계 40여 개 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올해 1~10월까지의 미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대상의 온라인 사업 매출은 2017년 568억원에서 지난해 893억원 규모로 연평균 약 25.3% 성장해왔다. 올해 11월 누적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동원F&B는 국내 시장이 지역별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97.3% 이를 만큼 해외사업 비중이 낮다. 다만 참치캔 시장 부동의 1위를 유지하는 등 안정화된 국내 사업 기반을 토대로 해외 수출 경로를 모색 중이다. 2007년 론칭된 직영몰 ‘동원몰’은 연간 거래액 2억원에서 출발해 2016년 182억원, 2017년 22억원, 2018년 34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큰 폭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 9월까지의 매출도 작년 동기대비 약 50% 상승했다.
‘집밥 문화’ 새해에도 이어질 듯
이러한 식품업계의 성장세는 코로나19 여파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NB에 “기존 사업의 부가가치 제고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사업을 지속 확대해 글로벌기업으로의 입지를 다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상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김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 미국 김치 공장 가동을 통해 서구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 등 해외 각국에서 메인스트림 유통 채널 입점 등 영업, 마케팅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F&B 관계자도 CNB에 “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해 내식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더욱 경쟁력 있는 신제품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나은 식문화 가치를 선보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 역시 CNB에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이상 외식은 줄이고, 가정 내 식사는 늘리는 생활패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뿐만 아니라 ‘한식의 세계화’ 열풍은 최근 북미, 동남아 등 해외시장으로 진출을 넓히고 있는 국내 식품업체들의 매출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B=전제형 기자)